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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퍼컴퍼니' 등장 의료기기 리베이트
檢, 거액 현금전달 방식 포착…업계 "추가 적발 우려"
[ 2013년 11월 21일 20시 00분 ]

21일 대구지방검찰청 서부지검이 발표한 A메디칼의 리베이트 방식은 매우 치밀했다. 수십개의 페이퍼컴퍼니 설립, 폐업 등을 반복하며 수사망을 피했다.

 

이번 A메디칼을 시작으로 의료기기 리베이트 조사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검찰 역시 리베이트로 제공할 자금 확보를 위해 본래 가격보다 비싸게 판매한 점을 강하게 질타했다.

 

검찰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등 정부 당국에서 리베이트 쌍벌제를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사들과 업체 사이에서 리베이트 지급이 은밀하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이번 수사 결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A메디칼은 세무조사를 피하기 위해 회사 직원들을 대표이사로 등재시키고 (주)B메디칼, (주)C메디칼 등 수십여 개의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었다.

 

 

페이퍼컴퍼니를 의료기기 판매업체로 전면에 내세우고, 판매업체 통장과 대표이사 인감 등을 이용해 상품권을 다량 구입한 후 할인받아 현금화하는 방법으로 리베이트 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거액의 상품권 구입 등 의심 거래내역이 포착되기 전에 판매업체를 폐업시키고 새로운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함으로써 장기간 수사기관에 노출되지 않을 수 있었다.

 

A메디칼은 전국 지사에서 리베이트 자금을 요청하면, 대표이사가 결재한 후 조성한 리베이트용 현금을 각 지사장에게 전달했다. 이후 각 지사장은 전달받은 현금을 각 지사 금고에 보관하면서 담당 지역 리베이트에 활용했다.

 

리베이트를 주고 받은 이들은 선지급 리베이트를 받은 경우 독점공급계약 체결 또는 차용금으로 가장하기 위해 독점공급계약서, 현금보관증, 차용증서 등을 작성했다.

 

A메디칼은 의사들에게 지급하는 돈이 리베이트가 아니라 연구비로 지급된 것처럼 가장하기 위해 의사들에게 지급하는 돈의 내역을 ‘CASE연구비 지급내역’이라는 별도 문서로 작성하기도 했다.

 

소식을 접한 한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서울 대형병원 등에서 자정활동이 벌어지니까 지방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간납 형태를 활용하거나, 고전적인 방법의 리베이트가 여전히 근절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업계 "검경, 수사 성과 내기 위한 경쟁으로 치닫나" 촉각

 

고전적인 리베이트는 ▲‘1+1’ 형태의 끼워 팔기 ▲수술실 개조 ▲의료기기 외 다른 제품 제공 등이 거론됐다. 이와 같은 형태는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아니기 때문에 수사기관이 리베이트로 적발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사실이 대대적으로 국민들에게 알려짐으로써 의료계, 의료기기 업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될까 우려된다”며 “환자와 의사들의 신뢰를 져버리는 행위를 아예 하지 않도록, 의료기기 업계 내부적으로 자정활동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업계는 검찰과 경찰이 수사성과를 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리베이트 조사에 돌입할 경우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올해 8월 검찰이 대구, 청주에서 리베이트 정황을 적발하자, 같은 달 경찰이 강원에서 리베이트 관련 소식을 발표한 바 있다. 당시 검찰과 경찰은 전국적으로 수사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업계의 우려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리베이트 수수와 관련된 의료행위에 대해 지급된 보험급여를 환수하는 등 행정적 제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현행법상 의료법위반죄의 경우에는 추징보전이 불가능하므로, 의료법위반죄도 추징보전이 가능하도록 관련 법령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리베이트의 근절을 위한 의료계의 자정 노력과 더불어 정부 당국의 지속적인 지도 감독이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검찰은 앞으로도 리베이트 단속 및 근절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수기자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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