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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009년부터 외과 수가에 30%를 더 얹어주고 있지만 수가 인상의 당초 취지가 상당히 퇴색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마저 끊길 수도 있어….”
지난 21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된 대한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외과의사들은 수가 인상,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의무화 등 일련의 정책들을 두고 하나같이 말끝을 흐렸다. 온도 차는 있을지 몰라도 큰 흐름은 같아 보였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학회 고위 관계자는 “외과 수가를 30% 인상한 것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외과를 살리고 무엇보다 전공의 교육 및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해서였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인상분이 병원 수입을 올리는 데 ‘활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병원들이 수련환경 개선에 수가 인상분을 적극 투입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난의 여지는 있으나 이 역시 정책 설계가 잘못됐기 때문”이라면서 “이제는 인상분이 병원 수입으로 책정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당초 교육 및 수련환경 개선이 정부의 목표였다면 이론적으로는 학회가 그 ‘돈’을 관리하는 게 맞다는 얘기도 전혀 터무니없는 것이 아니다.
영남대병원 외과 한 교수는 “가장 큰 문제는 적정진료에 대한 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 정부 정책이 오락가락 하고 있다는 점”이라면서 “건강보험재정 절감을 목표로 여러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거의 대부분이 ‘미봉책’에 그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수가인상 이후 지방에서는 전공의 쏠림 현상이 더 두드러져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수가인상 제도 자체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다.
또 다른 시각도 있다. 의정부성모병원 외과 한 교수는 “수가인상 마저도 끊긴다면 외과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며 "어쨌든 각고의 노력 끝에 수가가 30% 올랐고 전공의들이 외과를 선택하는 전적인 이유가 아니더라도 수련 기간 동안 숨통은 틔워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반면 현재 추진되고 있는 전공의 주 80시간 근무 의무화는 어려운 외과 현실에 설상가상 시련을 더욱 깊게 만들 것이라는 한탄이 나온다.
학회 다른 고위관계자는 “경증환자는 그렇다 하더라도 중증환자의 경우 언제, 어떻게 위급한 상황이 발생할 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근무시간이 초과됐다고 해서 전공의들이 근무를 일제히 종료한다면 결국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간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근본적인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아무런 준비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서둘러 제도부터 시행된다면 일선 현장에서 의사들은 물론, 환자들이 겪을 고충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소기의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추후 발생 가능한 부작용을 최소화할만한 장치가 마련된 후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