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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모교 출신 의료원장 전성시대다. 주로 60~70년대 설립된 의과대학들로 최고 자리인 의무부총장 및 의료원장에 모교 졸업생들이 잇따라 중용되고 있다.
무엇보다 서울 강북 지역에서 자웅을 겨루고 있는 경희의료원과 고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 3대 사립대의료원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들 3개 사립대의료원은 의과대학 설립 시기가 비슷하고 지리적으로도 인접해 있는 탓에 항상 서로에게 비교 대상이 돼 왔던 터다.
경희대학교 의과대학이 1966년 첫 신입생을 모집하며 3개 대학 중 가장 이른 의학교육을 시작했다. 한양대학교는 1968년, 고려대학교는 1971년 의과대학을 열었다.
의대 설립 후 4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모교 출신들이 의료원 요직을 두루 맡으며 역사성과 정통성을 동시에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한양대학교의 경우 지난 2010년 한양의대 1회 졸업생 의료원장을 배출하며 이들 3개 사립대의료원 중 가장 먼저 모교 출신 의료원장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한양대학교 첫 모교 출신 의료원장의 주인공은 호흡기내과 박성수 교수였다. 1974년 한양의대 1회 졸업생인 박 교수는 타교 출신들과의 경선에서 당당히 승리하며 모교 전성시대를 열었다.
바통은 한양의대 3회 졸업인 박충기 교수에게로 이어졌다. 학교법인 한양학원은 지난 8월 1일자로 제4대 한양대학교 의무부총장 및 의료원장에 영상의학과 박충기 교수를 임명했다.
박충기 의료원장은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3회(1976년 졸업)로, 석·박사 학위 모두 모교에서 받고 해외연수 후 줄곧 한양대병원에서 근무한 한양맨이다.
모교 출신 의료원장 시대는 고대의료원도 마찬가지다. 고려대학교의료원은 지난 달 29일 고대의대 1회 졸업생인 성형외과 김우경 교수를 신임 의무부총장 및 의료원장으로 임명했다.
김우경 신임 의료원장은 1978년 고려의대를 졸업한 고려대학교의 우석대학교 인수 후 본교 의과대학 1회 졸업생이다.
물론 고대의료원은 김우경 교수에 앞서 지난 2011년 김린 교수(2회 졸업)가 처음으로 모교 출신 의료원장 시대를 열었다. 다만 1, 2회 졸업생의 순서가 바뀌었을 뿐이다.
모교 의대 1회 졸업 의료원장 시대를 연 이들 대학과는 달리 경희의료원은 유독 모교인 경희의대 출신들이 보직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물론 현 임영진 의료원장이 서울의대 출신인 배종화 의료원장 후임의 첫 모교 출신이기는 하지만 10회 졸업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1회부터 9회까지는 의료원장에 오른 졸업생이 전무하다는 얘기다.
의대 1회 졸업생 의료원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9회까지 한 명도 의료원장에 임명되지 못한 곳은 아마 전국적으로 경희의료원이 유일할 것이며 의료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매우 의아하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경희대가 고려대, 한양대보다 먼저 의과대학을 설립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들 대학보다 앞서 모교 전성시대를 열었어야 했지만 10회인 임영진 의료원장도 지난해 임명됐다.
뿐만 아니라 통상 의무부총장과 의료원장을 겸직하는 여타 의료원과 달리 경희의료원은 2007년부터 두 직책을 나눠 운영 중이다. 여기에 현재는 임영진 의료원장이 병원장도 겸직하고 있다. 이 역시 타 의료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인사 스타일이다.
경희의대 6회 출신 유지홍 교수 첫 의무부총장 임명
2010년부터 부속병원장을 수행하던 임영진 교수가 지난 2012년 의료원장 임명될 당시 의무부총장 직함은 전임 의료원장이었던 유명철 교수가 맡고 있었다.
이후 1년 여가 흐른 금년 4월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유지홍 교수가 의무부총장에 전격 임명돼 첫 모교 출신 의무부총장 시대를 열었다.
유지홍 의무부총장은 경희의대 6회(1978년 졸업)로 경희의대 부속병원 교육수련부장, 강동경희대병원 개원준비단 진료기획처장, 협진진로처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경희의료원 내외부적으로 우려와 불만이 교차되는 모습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선배 졸업생들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홀대 받는다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며 “기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다보니 경희의대의 상징성과 조직 장악력을 잃은 모습”이라고 안타까움을 피력했다.
경희의대 한 동문도 "연공 서열을 깨는 것도 중요하지만 모교의 상징성을 감안하면 선배들이 창창하게 남아 있는데 너무 아래로 내려갔다. 의대 문화를 잘 알지 못하고 인사가 단행된 것에 대해 우려감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