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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에 제보가 들어왔다.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L 교수를 포함해 총 11명의 교수들의 논문이 ‘조작’됐다는 것이다. 공저자에는 국내 최고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세종병원 연구진들도 포함돼 있다는 내용이었다.
연구진실성위원회 조사 결과는 지난 3일 한 일간지가 “50%대에 불과한 특정 심장수술법의 생존율을 80%대로 ‘조작’해 SCI(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급 논문에 발표했다”고 보도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제보자도 해당 논문 이름 올라간 같은 과 교수
그런데 주목되는 점은 이번 논문의 제1저자인 서울대병원 흉부외과 L 교수, 공저자인 K 교수, 책임저자인 L 교수의 조작 의혹을 고발한 사람도 해당 논문에 공동저자로 이름이 올라간 같은 과 교수였다는 것이다.
이번 논문조작 의혹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일제히 비난의 화살은 이 세 명의 교수들로 향하고 있다. ‘비윤리적’, ‘도덕 불감증’이라는 비판이 봇물같이 터지고 있고 ‘국내 최고의 병원에서…’라며 혀끝을 차는 이들도 나왔다.
더욱이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세종병원 등 타병원 교수들이 “우리는 단지 데이터를 제공했을 뿐 논문 출판에 대한 과정은 알지 못했으며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간다는 것에도 동의한 적이 없다”고 밝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교수들은 매우 곤혹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
4일 데일리메디는 또 다른 공저자인 K 교수와 책임저자 L 교수를 만났다. 두 교수는 상당히 조심스러웠지만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억울함을 피력했다.
우선 K 교수는 “서울대학교 연구진실성위원회의 조사 과정이 공평하지 못했다”고 항변했다.
K 교수는 “조작이란 뜻이 무엇이냐. 어떤 일을 사실인 듯 꾸며 만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없는 사실을 꾸며 만들지 않았다”며 “종이차트가 사용되던 시점에서 일부 누락된 점에 대해 연구진실성위원회는 모두 사망 처리했다”고 주장했다.
K 교수는 “조작이 아니다. 전자차트가 도입된 때 보다 훨씬 이전 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원자료가 그대로 보존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 그런데 이를 모두 사망 처리한다는 것도 위원회의 논리적 오류”라며 “일부 수치상 착오를 조작으로 몰고 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보도한 언론에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K 교수는 “분명 위원회는 서울대 흉부외과학교실 A교수를 비롯 서울대·삼성서울·연세대세브란스·세종 등 4개 병원 의사 11명이 2010년 미(美) 흉부외과지(Ann Thorac Surg)에 발표한 ‘선천성 수정 대혈관 전위증에 대한 양 심실 교정술 장기 결과(Outcomes of Biventricular repair for congenitally corrected transposition of the great arteries)’에 ‘연구 부정행위’가 있었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언급했다.
K 교수는 “부정행위가 있었다고는 했으나 위원회가 아직 최종 결론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그런데도 이번 사건을 보도한 언론은 ‘조작’이라고 단정짓는 표현을 써서 일방적으로 매도했다”고 억울함을 피력했다.
충격파가 크기는 책임저자인 L교수도 마찬가지다. 그는 “해도 너무 한다”는 표현을 써가면서 언젠가 진실은 밝혀질 것이라는 말로 답답함을 호소했다. 그 역시 "위원회 조사가 객관적으로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다"고 주장했다.
L 교수는 “위원회 조사에서 있는 사실 그대로 밝혔다. 위원회는 나에게 당시 상황을 재현하라고 했지만 ‘할 수 없다’고 했다. 재현을 할 수만 있다면 해서라도 정정당당히 밝히고 싶다. 분명 당시 상황과 차이가 있고 물리적으로 재현이 불가능한데 무슨 수로 당장 증명을 해 보이냐”고 반박했다.
L 교수는 “위원회가 제보자 의견에만 지나치게 치우쳐 조사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소명할 기회를 주고 이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이 내려져야 했지만 전혀 그러지 않았다”고 거듭 항변했다.
악의적인 내부고발 가능성도 제기했다. L 교수는 “말 그대로 조직 내부의 불법, 부당행위를 대외적으로 폭로해 바로잡기 위한 목적이라면 이번 사안을 이해하겠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제보한 해당 교수는 재임용, 내부 불만 등 여러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반감을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