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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경영난으로 존폐 위기에 처했다’고 호소하던 병원계가 호화 송년회를 보낼 예정이어서 이율배반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각종 규제 일변도식 의료정책이 병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지만 내면적으로는 허례 문화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국 2800여 개 회원병원을 거느리고 있는 대한병원협회는 오는 5일 저녁 6시30분 서울시 중구 소공동 소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2013년 임원진 송년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병원협회 송년회 장소인 웨스틴조선호텔은 서울 중심가에 위치한 특1급이다. 2층 소연회장의 경우 한식·중식·일식·뷔페 등 종류와 상관없이 1인 식사비가 9만6800원으로, 10만원대다.
이번 송년회가 부부동반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참석인원은 약 100여명에 이를 예정이다. 식사비만 약 1000만원을 지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가뜩이나 병원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대표단체인 병원협회의 행보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실제 병협은 불과 일주일 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피나는 자구노력에도 지속된 저수가 정책으로 병원들이 생존의 한계에 다다른 상황"이라며 고충을 토로한 바 있다.
당시 병협은 지난해 42개 상급종합병원 가운데 23개 병원이 적자를 기록했고, 이 중 13개 병원은 적자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위기 상황을 전했다.
특히 영상의학 관련 수가인하 및 경기불황에 따른 환자수 감소, 7개 질환 포괄수가제 도입 등의 영향으로 중소병원들까지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협회가 임원진 친목 도모 자리인 송년회에 1000만원대 비용을 지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병협의 이 같은 행보는 다른 의료단체 및 산하 병원들과도 확연히 대조를 이룬다.
대한의사협회의 경우 매년 협회 인근 식당에서 조촐한 분위기에서 송년 모임을 가졌다. 올해는 전국의사대회 등으로 송년회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태다.
대한한의사협회 역시 시내 모처 음식점에서 송년 모임을 가질 예정이며,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미사리 카페에서 차분하게 한해를 정리할 계획이다. 대한간호협회는 아예 송년회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국내 최고 병원으로 지난해 빅5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다고 알려진 서울아산병원도 연례적으로 개최해오던 호텔에서의 교수 송년회를 올해는 전격 중단했을 정도다.
병원계 한 인사는 “회원병원들이 병원협회 임원진 호화 송년회를 위해 회비를 내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작금의 병원계 상황과 분위기에 배치되는 행사”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인사는 “차라리 그 비용을 아껴 가정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쾌척하는게 병원계 대표단체로서 더 나은 모습일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병원협회 측은 “지난해에도 동일한 장소에서 송년회를 가졌다”며 “올해 더 특별하게 치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조심스런 태도를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