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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는 논문 병원장은 수치가 인격"
승기배 서울성모병원장, 희망병원 만들기 프로젝트 '구슬땀'
[ 2014년 01월 06일 17시 57분 ]

 

기쁨 보다 걱정이 앞섰다. 예상치 못했던 부름에 응하고 보니 주변환경이 녹록치 않았다. 현실은 귀동냥 수준에서 알고 있는 상황 그 이상이었다. 병원계 전체의 문제라고 치부하기에는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느껴지는 부담감은 형용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렇다고 한탄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난국의 구원투수로 특명을 받은 만큼 타개책 마련이 시급했다. 호시절이면 업무파악에 할애했을 3개월이란 시간. 그는 이미 조직 운영의 마스터플랜 수립까지 마친 상태였다. 위기감의 발로였을까? 조직원들도 신임 수장의 바지런함에 부응했다. 변화의 조짐은 수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매출을 비롯한 각종 평가지표에서 호성적이 이어졌다. 수치가 곧 희망병원으로 가는 첩경이라는 믿음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승기배 병원장의 하루는 오늘도 24시간이 부족할정도로 바쁘다.[편집자주]

 

서울성모병원은 승기배 원장 취임 이후 굵직한 성과들을 내놨다. 국내를 넘어 세계적 의료기관으로의 저력을 확인시킨 결과는 긴장의 연속이던 신임 원장도 미소를 머금게 했다.

 

녹슬지 않은 저력…입증되는 결과물

조혈모세포이식센터(BMT)가 선봉에 섰다. BMT센터는 지난 10월 아시아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 5000례 달성 소식을 전했다.


1983년 국내 최초로 조혈모세포이식의 첫 발을 내디딘 이후 수 많은 이정표를 세우며 30년이 흐른 세월 속에 기념비적인 발자취를 남기게 된 것이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의 조혈모세포이식 환자 생존율이 미국에 비해 10~30% 높을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성적을 보이며 한국의료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실제 단일기관에서의 조혈모세포이식 건수는 전 세계적으로 6위이고, 동종조혈모세포이식만 따지면 4위에 해당된다.


승기배 원장 역시 BMT 얘기만 나오면 신이 난다. 수장 입장에서는 세계적으로 조직의 명성을 높여주는 BMT가 여간 사랑스럽고 고마운지 모른다.


장기이식 역시 서울성모병원의 빼놓을 수 없는 자랑거리다. 지난 1969년 국내 최초로 신장이식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신장이식 2000례와 간이식 700례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이식받은 환자들의 생존율 역시 미국보다 훨씬 높아 BMT와 함께 세계적 수준의 의술로 평가받고 있다.


여기에 얼마 전에는 최첨단 술기인 로봇수술 1000례 달성 소식까지 전해지며 ‘수술 강자’의 면모를 입증시켰다.
승기배 병원장은 “역사적으로 서울성모병원은 수술 잘하는 병원이었고 앞으로도 그 명맥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수술을 잘 하는 병원을 넘어 후유증 및 사망률을 낮추는데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성모병원 생존전략 ⇒ '특성화·세계화'


승기배 병원장이 세운 서울성모병원 희망병원 만들기 마스터플랜은 ‘특성화’와 ‘세계화’가 골자를 이루고 있다.
서울성모병원만의 특장점을 강화시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환자 유치는 물론 해외진출까지 모색한다는 복안이다.


특성화 주축은 BMT와 심혈관센터, 안센터, 장기이식센터 등 4곳이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의 가장 경쟁력 있는 분야로, 이들 센터를 전체 조직발전의 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심혈관센터는 이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심근경색 및 심장혈관 수술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 판정을 받으며 가능성을 입증한 상황이다.


특히 수술과 내과적 치료의 장점이 결합된 최첨단 하이브리드 수술실 개설을 목전에 두고 있어 향후 맹활약이 기대된다. 승기배 병원장이 보직을 맡기 전까지 운영했던 센터이기도 하다.


안센터는 1980년 국내 최초 각막이식수술을 시작으로 근시교정술, 사시수술, 조정 봉합술, 엑시머레이저 굴절교정술 등 안과 고난도 수술을 이끌어 왔다.


각막이식 수술의 경우 연간 200건을 시술함으로써 국내 연간 수술의 절반을 담당하고 있다. 2013년 4월까지 3290건으로 국내 최다 기록 및 최고 성공률도 보유 중이다.


서울성모병원은 이들 센터 육성을 2014년 경영방침으로 선정했고,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각 부서에서 사업계획 작성을 지시한 상태다.


승기배 병원장은 “이들 센터를 세계적 수준으로 키워나갈 예정”이라며 “경쟁력 있는 센터들이 병원을 이끌어 가면 이와 관련된 타 진료과들이 동반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의료진과 첨단장비 등 인프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글로벌 병원으로 도약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2년 간 서울성모병원을 찾는 외국인 환자가 30% 이상 늘었다. JCI 인증을 통해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무엇보다 의료진의 수준 높은 술기가 인정을 받은 결과다.


실제 서울성모병원 국제진료센터는 세계 각국 해외환자들에게 정평이 난지 오래다. 앞선 의료서비스는 물론 해외환자들의 진료예약, 안내, 통역 등 각종 편의까지 제공하며 입소문을 타고 있다.


병원 1층에 마련돼 있는 국제진료센터에는 러시아어, 일어, 불어, 스페인어, 중국어 등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의사, 간호사, 코디네이터들이 상주하며 환자를 맞는다.


특히 러시아 환자를 위해 현지 의사면허를 소지한 흉부외과 의사가 직접 환자와 상담을 진행한다. 중국 환자들은 화교 출신 왕성민 교수가 담당한다.


병원은 지난해 5월부터 아부다비 보건청 환자 의뢰시스템을 본격 가동, 중동권 환자 유입이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이 외에도 미국, 프랑스, 몽골, 카자흐스탄, 캐나다, 네덜란드 등 다양한 국적의 환자들이 조혈모세포이식 등 서울성모병원의 독보적 의술을 받기 위해 한국을 찾고 있다.


승기배 병원장은 “향후 세계에 서울성모병원만의 첨단 의료기술을 더욱 알리고 외국인 친화적 진료 인프라를 구축해 해외환자 유치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저수가와 보장성 강화로 모든 병원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울성모병원은 해외환자 유치 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작금의 상황을 극복해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승기배 병원장은 1981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하고 1990년 순환기내과학 교수로 재직해 왔으며, 순환기내과학교실 학과장, 내과과장, 심혈관센터장, 대한심장학회 중재시술연구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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