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대한치과의사협회 신년교례회는 개회에 앞서 평년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대형 스피커를 동원한 구호와 함성이 울려 퍼졌고, 경찰까지 배치됐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이러한 상황이 벌어졌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기업형 사무장 치과 척결’이 논란의 핵심이었다. 이날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다수의 회원을 동원해 복지부와 치협을 강하게 비판했다.
어버이연합은 원래 복지부 앞에서 관련 시위를 벌여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말 복지부가 세종시로 이전하면서 장소를 치협 회관으로 변경, 꾸준하게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신년교례회 당일에는 대규모 시위를 사전에 준비했다.
어버이연합이 치협에 요구하는 내용은 크게 5가지로 압축된다. ▲반값 임플란트에 대한 탄압 중단 ▲유디치과 관련 복지부 고발 철회 ▲정치 로비 자금의 사용처 공개 ▲김세영 회장의 불법 리베이트 의혹 수사 ▲박근혜 대통령의 임플란트 보험적용 공약 협조 등이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유디치과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임플란트 재료 원가는 20만원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만원 이상을 받는 것은 너무 심한 폭리를 취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특히 복지부와 치협이 결탁, 유디치과를 탄압해 높은 진료비를 유지하려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어버이연합 관계자는 “돈 없는 노인들과 서민들의 위한 임플란트 수가를 도입한 곳이 바로 유디치과”라며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임플란트 저수가 행위를 반대하는 복지부와 치협은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어버이연합은 언제부터 치협과 일부 기업형 사무장 치과의 마찰에 갑자기 개입하게 됐을까.
어버이연합이 주장하는 내용을 면밀하게 살펴보면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 관련 부적절한 발언한 이후 문제가 불거졌음을 알 수 있다.
성명서에도 “대통령 암살까지 운운하는 패륜적인 언동을 일삼는 양승조 의원은 지속적으로 치협의 유디치과 반대 입장을 그대로 반영한 법안을 발의해 치협과 함께 유디치과 죽이기에 동참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한 임플란트 재료 원가 등 치과의사가 아닌 이상 접하기 힘든 사항과 차기 집행부 선출 관련 저지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임기 말이 되자 현 김세영 회장을 전면으로 비판하던 문구가 이제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최남섭 부회장으로 교체됐다.
유디치과와 어버이연합, ‘연합전선’ 구축?
논란이 일자 일부 치과계에서는 ‘유디치과와 어버이연합이 결탁한 것 아니냐’라는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어버이연합 관계자와 통화한 결과, 투쟁의 최종목표와 시점을 ‘반값 임플란트 정착’이라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이에 대해 유디치과 관계자는 “아는 바 없다”며 “어버이연합에서 관련 자료를 요구했을 경우 다른 유디치과 관계자가 정보를 줬을지 몰라도 금품수수와 같은 행위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치협 김세영 회장은 신년사에서 “올바른 치과진료 환경 조성을 위해 시행된 1인 1개소 법안의 본질을 훼손하려는 시도는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보수세력 단체까지 끌어들여 밥그릇 싸움인 것처럼 몰아가는 행위는 잘못된 것”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복지부는 어버이연합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의료민영화와 같은 민감한 현안 때문에 의협, 치협 등 보건의료단체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있는 분위기에서 공조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는 것이다.
또한 건전한 네트워크 병원 환경 조성을 통해 저수가로 수준 높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이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유디치과 검찰고발 건은 1인 1개소 법안과 관련된 내용일 뿐 그 외 다른 의도는 전혀 없다”며 “세종시로 이전하기 전 어버이연합 관계자와 만나 오해가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율했으며, 앞으로도 사실과 다른 내용은 수정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