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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 의료 기관 등에서 근무하는 응급 의료 종사자는 응급 환자를 항상 진료할 수 있도록 응급의료 업무에 성실히 종사해야 한다. 응급 의료 종사자는 업무 중에 의료를 요청받거나 응급환자를 발견하면 즉시 응급 의료를 해야 하며 정당한 사유 없이 이를 거부하거나 기피하지 못한다” -응급의료에관한법률 제6조 제1항, 2항
‘짜장면 기부 천사’로 알려진 김우수 씨는 오토바이 사고로 지난 2011년 사망했다. 2011년 9월 24일 오후 8시 20분경, 강남구 일원동 일원 터널 앞 사거리에서 배달용 오토바이를 타고 유턴하던 중 마주 오던 승용차와 충돌했다. 다행히 사고 지점은 우리나라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히는 상급종합병원 바로 옆이었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하지만 그 병원은 김우수 씨를 치료하지 않았다. 김우수 씨는 두 시간 넘게 응급실에 방치돼 있다가 7.7km 떨어진 광진구 자양동 혜민병원으로 이송됐고, 다음 날 사망했다. 치료시기를 놓친 것이다.
<치료 받지 못한 죽음>은 김우수 씨의 사례로 시작한다. 그리고 저자 박철민 보좌관[사진]은 “해마다 김우수 씨처럼 제때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는 국민의 수가 1만 명이 넘는다”며 중증 외상 의료 체계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그가 중증 외상 의료 체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민주당 간사를 맡고 있던 주승용 국회의원의 비서관으로 일할 때부터다.
주승용 의원은 김우수 씨가 사망하기 일 년 전 아주대병원 중증외상특성화센터를 방문하고 중증 외상 문제를 의원실 관심 사안으로 다뤘다.
이는 곧 보건의료 전문지 출신인 박철민 보좌관의 업무가 됐고, 김우수씨 사례는 그의 업무를 중증외상 의료체계 구축에 집중시켰다.
“정부, 의료기관을 정책 파트너로 인정해야”
박 보좌관은 “관련 서류를 검토한 결과 김우수 씨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음에도 치료 받지 못했다. 그래서 외상센터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며 입을 뗐다.
고민 끝에 얻은 답은 입법 통한 지원이었다. 그는 “문제 해결을 위해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은 두 가지다. 법이나 예산을 통해 규제하거나 지원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을 규제의 대상으로 보고 상시로 감시하겠다는 사고는 옳지 않고 또 불가능하다. 남은 방법은 지원밖에 없었다”며 일명 ‘외상센터지원법’을 만들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응급의료에관란법률 개정안이 국회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통과되던 순간을 잊지 못하다고 전했다. 최초의 권역외상센터 설립이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아주대병원, 단국대병원 등 총 10개 의료기관이 권역외상센터로 선정돼 센터 건립과 개소를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그렇다면 권역외상센터 설립의 법적 근거를 만든 그가 진단한 현재 진행 상황은 어떨까.
박 보좌관은 “복지부가 지난 2012년 11월 경북대병원, 건국대병원 등 다섯 곳을 1차 외상센터 지원 대상 병원으로 선정한 후에도 환자 떠넘기기가 있었다”며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가 외상센터 사업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이 애초에 환자 떠넘기기가 중증 외상 분야에 워낙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 구태를 반복한다면 사업비 2000억원에 달하는 국가 예산은 ‘눈먼 돈’으로 만드는 일이다”며 일갈했다.
그러면서도 권역외상센터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기다림’을 강조했다. 정부와 국회가 예산을 지원하고 제도를 만들어 추진한 것인 만큼 의료 문화가 따라올 때까지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박 보좌관은 “예산이 투입된 모든 사업에는 평가가 뒤따른다.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를 주거나 불이익을 주는 게 보통인데 이러한 것들로는 의료계를 끌고 갈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의료계를 파트너로 인정하고 권역별외상센터에 있어 그 수준이 일정 정도 올라오기까지 시간을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 두개의 외상센터가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이내 의료계가 제도를 선도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성숙할 수 있는 시간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의 말대로 공은 의료계로 넘어왔다. 박 보좌관은 “중증 외상에서는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죽음과 삶을 가른다”며 의료계의 변화에 힘을 실었다.
그는 의료계에 힘을 보탤 또 하나의 축으로 국민을 꼽았다. 그가 어려운 외상 관련 지식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게 책에 담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박 보좌관은 “많은 분이 심야에 교통사고가 나면 죽을 수 있다는 위기감을 알게 됐으면 좋겠다. 아직 외상 안전망은 만들어지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이를 알게 되면 이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많은 분이 같이 지켜봤으며 좋겠다”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