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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가 효과적이지도 신뢰할만하지도 않다." "의사가 돈에 몰두하는 것처럼 인식됐다."
대한의사협회(회장 노환규)가 3월 3일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최근들어 두드러지고 있는 의사 권위 하락 현상을 막기 위해선, 내부 화합과 국민 신뢰 회복이라는 숙제를 반드시 해결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조병희 교수는 16일 의협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의협, 어디로 나아가야 하나' 의료정책포럼에서 의협에 대한 사회적 시각과 향후 역할 수행 등에 대해 다각도에서 제언했다.
조병희 교수는 이날 미국의사회(AMA)를 비교하면서 "20세기 중반까지 미국 의사들은 단순한 질병 치료가 아니라 의학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교육개혁에 나선 바 있다"며 "의사를 흉내내는 사람들도 있었으나 진료만이 아니라 연구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고 운을 뗐다.
조 교수는 특히 "당시 미국 의사들이 국민과 사회를 설득하는데 있어 아주 중요하게 작동했던 요소 중 하나가 의사가 결코 돈을 많이 버는 사람이 아니라 의학적 가치를 최우선 목표로 했다는 점이었다"며 "이같은 인식을 정치가와 시민들에게 심어줬으며 점진적인 효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조 교수는 "한국의 경우, 의료를 떠올리면 개인 사업과 같은 국민적 이미지가 형성돼 있다"며 "의사들이 무슨 주장을 해도 순수하게 의학적 가치를 인정하기 보다는 의사들의 이해관계 즉, 수입과 매출과 연결될 것이라는 의구심을 갖고 있는 게 사회 일반의 분위기"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의사들의 주장이 사회적으로 일반 국민들에게 파고 들어가기가 상당히 쉽지 않은 현실"이라면서 "의사는 환자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라는 개념이 정립돼야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은 의사 환자 관계에 대해 잘 모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조 교수는 "미국과 달리 애초부터 의사와 환자와의 관계가 제대로 구축돼 있지 않다보니 어쩔 수 없이 의사들은 정부와 외롭게 싸워야 하는 구조이며 외톨이일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미국 의사들의 경우, 의료시장이 형성되는 초기부터 의사와 환자 관계를 수립했고 이를 바탕으로 정부가 의료부분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전언이다.
그러면서 의학 전체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조 교수는 "우리나라 의과대학은 1000병상을 이상을 거느릴 이유가 없는데 자본이 너무나 거대하게 자리잡고 있다"며 "저마다 이러한 경향으로 가다보니 의과대학이 시장에 휩쓸리고 있다"며 "오로지 의학적 가치를 추구할 때 전체적으로 의협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이어 "의사들끼리 경쟁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기본적으로 동일체 의식과 직업가치를 체득해야 하는데 3차 병원이 과잉경쟁에 나서면서 동시에 독과점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수가를 올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단기적으로 수가를 올린다고 해도 근본적으로 2~3년 지나면 똑같은 문제가 발생해 결국 제자리일 것"이라면서 "의료자본이 의료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1차 의료가 피폐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노환규 회장도 이날 "오랜 기간 동안 의료정책과 제도가 꾸준히 후퇴하는 모습을 봐왔다"며 "단 한 번도 막아내지 못해 많은 의사들이 좌절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현 주소를 진단했다.
노 회장은 “미국의사협회(AMA)가 걸어온 길을 보면 분명한 것은 전문성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가다”라며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 의사들이 전문주의 후퇴라는 공통의 문제를 겪고 있지만 배울 것은 배우고 반성할 것은 반성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노 회장은 "후퇴하는 의료제도를 막아내는 것이 현 집행부의 몫"이라면서 "앞으로 후퇴를 막아내고 전기를 마련함에 있어 분명히 변화된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피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