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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한미약품이 당찬 기세를 보였다. 그 동안 여타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을 때와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강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관절염 치료 시장에 신개념 개량 복합제 ‘낙소졸’을 출시하고서부터다. 제품에 대한 자부심은 낙소졸 성분에 기인했다. 부작용, 약가 등을 고려한 성분 조합으로 개발단계 전부터 처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치밀한 전략을 짰다. 성분 ‘나프록센’의 위장관 부작용은 PPI 제제 ‘에소메졸’로 보완했다. 대신 나프록센의 강한 진통·소염 효과는 그대로 작용 기전에 녹여 본연의 치료 목적을 달성할 수 있게 했다. 낙소졸의 최대 목표는 시장 1위 ‘쎄레브렉스’다. 데일리메디는 2014년 주목하는 의약품으로 낙소졸을 조명해봤다.[편집자주]
낙소졸은 ‘나프록센’과 ‘에소메프라졸’의 복합 성분 약제다. 에소메프라졸은 한미약품이 개발한 단일 PPI 제제 에소메졸의 주성분이기도 하다. NSAID's 약제 중 나프록센과 에소메졸은 어떠한 시너지를 기대하며 서로 만나게 됐을까.
에소메졸의 경우 지난해 8월 FDA 승인을 받고 12월 미국 전역 판매에 들어가면서 국내 제약계는 경사를 맞았다. 그 만큼 낙소졸에 포함된 이 성분은 자신감을 내세우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나프록센’에 대한 선택은 ‘갸우뚱’하게 만든다. 국내의 경우 위장관 부작용 발생으로 처방률이 다른 약제들에 비해 높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등에서는 매출 1위, 영국과 스페인 등 유럽에서는 매출 2위를 올리고 있는 것도 나프록센이다. 강력한 진통·소염 효과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와 우리나라의 처방률 차이는 위 관련 질환 발생 빈도의 격차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미는 이 점에 착안해 나프록센의 위장관 부작용(GI trouble)을 줄이기 위한 역발상을 시도했다. ‘위’의 PH를 ‘4’이상 유지시켜 위궤양 치료를 촉진시킬 수 있는 PPI 제제 에소메프라졸을 복합키로 한 것이다.
에소메졸과 합친 ‘시너지’
에소메졸은 소화성궤양 치료제 계열 중 PPI(Proton Pump Inhibitor)에 해당한다. H2수용체 길항제 등 다른 계열 약제들도 있지만 학계에서는 PPI 효과가 더 뛰어나다고 평가한다.
구체적으로 대한소화기학회에서는 가이드라인을 통해 ‘비스테로이드소염제 관련 소화성궤양 예방 및 치료 약제’로서 PPI 제제를 H2수용체 길항제보다 우수하다고 인정한 바 있다.
아울러 위장관 부작용을 막기 위한 여러 전략을 비교한 국내 연구에서 PPI가 비용 대비 가장 효과적이라고 보고됐다.
에소메프라졸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위궤양 치료를 위해선 PH4 이상 유지가 필요한데, 에소메프라졸의 유지 시간이 가장 길다는 분석이다.[아래자료]
다른 항궤양용제 H2수용체 길항제와 비교해도 에소메프라졸이 16% 이상 높은 치료효과를 냈다는 연구결과도 이와 유의하다.
타깃은 시장 1위 ‘쎄레브렉스’
낙소졸은 최대 경쟁약물로 소화성궤양용제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쎄레브렉스’를 꼽았고 자신감은 각 성분의 특징에서 확인된다.
먼저 낙소졸의 나프록센 성분은 NSAID's 계 약물 중에서 비선택성 약제로 분류된다. 쎄레브렉스의 성분 쎄레콕시브는 COX-2 선택성 약물이다.
시장 출시 순서로 따지면 지난 1899년 아스피린 발매 60년 후, 비선택성 NSAID's 약물이 나왔다. 그리고 이보다 30년 뒤에 COX-2 선택성 약제가 시장에 발을 들였다.
여기서 개발 순서가 약제의 진화를 반드시 보여주진 않는다. 비선택성 NSAID's 약물에는 나프록센을 비롯해 인도메타신, 이부프로펜, 디클로페낙, 아세클로페낙, 멜록시캄 등이 포함되는데 대체로 위장관 부작용을 갖고 있다. COX-2 선택성 NSAID's에는 쎄레콕시브와 로페콕시브가 속하는 가운데 심혈관계 위험도 증가 보고가 이뤄졌다. 이 중 로페콕시브를 성분으로 한 ‘바이옥스’의 경우 2004년 시장에서 퇴출되기도 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위장관 부작용이 적은 쎄레콕시브 성분의 쎄레브렉스가 처방 1위다.
한미는 NSAID's 계 약제들 중 진통·소염 효과가 좋으면서 심혈관계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낙소졸을 최종 선택한 가운데, 위장관 부작용은 PPI 제제 에소메졸로 해결하고자 했다. 결국 쎄레브렉스는 낙소졸 대비 심혈관 위험도 증가라는 단점을 하나 더 갖고 있는 셈이 된다.
▲건강한 성인(n=28)을 대상으로 9일 동안 아침, 저녁으로 복합제 투여 혹은 단일제제 병용 투여 비교 |
가격 낮추고 약 방출 조절로 약효 ↑
최고의 성분 조합으로 시장 경쟁력을 모두 갖췄다고 보기엔 섣부르다. 모든 약제들이 넘어야 하는 산은 바로 ‘약가’다. 보통 약가가 높게 책정될수록 기업 입장에서 좋지만 이 경우는 조금 다르다.
PPI 제제의 최대 단점은 H2수용체 길항제 대비 높은 가격에 있다. 이에 낙소졸에 대한 가격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미약품 스스로 약가를 낮췄다.
낙소졸은 1일 약가 890원으로 다른 처방패턴과 비교 시 3~103% 저렴한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1일 2회 복용이기 때문에 정당 445원이 되는 셈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낙소졸은 초기 약가협상 과정에서 정당 690원의 약가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쎄레브렉스의 973원보다 낮은 890원으로 책정, 약가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
또 제형의 특징도 낙소졸에 있어 하나의 무기가 된다. 낙소졸은 속방형인 에소메프라졸이 먼저 방출돼 위를 보호하고 나프록센 성분이 장에서 방출되기 때문에 나프록센의 위장관 부작용을 극소화 시켰다.
별도 특수코팅 설비를 도입해 6번의 고난도 코팅을 함으로써 제제의 안정성을 높였다. 이런 기술을 통해 나프론섹 단일 투여 대비 위장관 부작용을 약 82% 감소시켰다는 분석이다.
한미약품 이기원 PM은 “낙소졸은 NSAID's 계열 약제들의 부작용을 상당부분 해결했다. 약가 역시 비슷한 적응증을 가진 약제들에 비해 저렴하게 책정했다. 앞으로 시장 겨냥 목표는 쎄레브렉스다. 회사의 최대 블록버스터급 약제로 키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