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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수술 중 프로포폴 투약 후 약물부작용으로 환자가 사망했더라도 그 책임을 의사에게만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프로포폴 투여로 환자가 사망에 이를 확률은 극히 낮아 의사 역시 환자의 죽음을 예측할 수 없으므로 무작정 업무상과실치사죄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게 법원의 판단이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형사부(전주혜 재판장)는 간호조무사로 하여금 환자에 포폴을 투약, 환자를 사망케 한 혐의로 기소된 의사 B씨에게 벌금 1000만원을 최근 선고했다.
이는 금고 8월 및 집행유예 2년의 형량을 선고해 B씨에게 사실상 의사면허 취소를 명령했던 원심 판결을 깨고 감형 판결을 내린 것이어서 사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현 의료법 제65조 1항에 따르면 법정 금고형 이상을 선고 받은 의료인은 의사면허가 취소된다.
지난 2010년 10월경 얼굴리프팅 성형(안면거상술)을 결정한 여환자 S씨(35)에게 의사 B씨는 마취제 프로포폴과 마약성 진통제 케타민을 주사 투여했다.
투약 10분 후 S씨는 산소포화도가 90%로 급격히 떨어지면서 프로포폴 부작용 증상을 나타냈고 의료진은 앰부백, 기관삽관 등 응급조치를 취했다.
증상에 차도가 없자 전원을 결정한 의사 B씨는 119에 신고해 환자를 상급대학병원으로 이송했지만 저산소성뇌손상으로 인한 급성호흡곤란으로 인해 S씨 심장은 영원히 멈췄다.
검찰은 의사가 간호조무사로하여금 프로포폴을 환자 투약한 것을 의료법위반교사 죄로, 환자가 사망한 것을 업무상과실치사 죄로 판단해 B씨를 기소했다.
검찰은 "B씨는 간호조무사에게 투약을 시켜 무면허 의료를 교사했고 의료사고 발생 10분 후 기관삽관을 시도하고 50분 후 전원을 결정하는 등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가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방법원은 B씨의 의료법위반교사 혐의는 기각하되 업무상과실치사에 대해서는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의료법상 의사 지시감독 아래 간호조무사가 투약행위를 했다면 무면허의료행위나 의료법위반교사로 볼 수 없다"면서도 "프로포폴 후 환자 부작용이 나타났다면 의사 B씨는 미리 119에 신고해 신속히 전원시켜야 했는데도 50분이나 늦은 과실이 인정된다"고 적시했다.
1심 재판부는 B씨에 금고 8월형을 명령했다. 이는 의료법에 따라 B씨 의사면허 취소 처분이 뒤따르는 것으로 사실상 B씨의 의사 인생 종결을 의미하는 판결이었다.
2심 형사법원은 프로포폴 투약 과실로 인한 환자 사망 책임을 의사에게만 부담케 하는 것은 부당한 판결이라며 원심을 파기했다.
2심 형사재판부는 "의료사고에서 의사 과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의사가 결과 발생을 예측할 수 있었는데도 이를 피하지 못한 잘못이 인정돼야 한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의사가 투약 후 환자 호흡정지로부터 기관삽관 및 인공호흡 조치 까지 8분여 지체 및 늦은 전원 결정 과실은 인정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환자 유족들이 의사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상황이고 프로포폴로 환자가 사망에 이르게 되는 것은 예상이 어려워 의사 B씨 역시 과실로 인해 범죄를 저지르게 된 점을 참작해 원심이 선고한 금고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