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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건보공단과 병원 간 원외처방약제비 상고심에서 높은 승소율을 선고받았던 병원들의 원심을 파기환송, 소송 판도가 또 다시 뒤집혔다.
이번 대법원 확정 판결로 수 백여 병원들의 향후 동일 사안 소송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7일 대법원은 100% 완전승소로 항소금 전액을 돌려받은 순천향대병원과 50% 승소로 기존 대비 높은 승소비율을 선고받은 백제병원의 원심에 대해 원천무효 판결을 내리고 사건을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건국대병원 ▲경희대병원 ▲고려대병원 ▲백제병원 ▲순천향대병원 ▲차병원이 제기한 원외처방약제비 상고심에서 20% 승소했던 병원들에게는 상고 기각을, 50% 승소율을 획득했던 백제병원과 완전승소한 순천향대병원에는 원심 파기를 선고했다.
이는 사법부가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한 처방전 발행은 명백한 위법이란 입장을 다시금 분명히 한 것으로 병원 처방전으로 공단이 입게 된 약제비 피해 책임 상당부분을 병원이 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의학적 타당성이 인정되고 환자 최선진료를 위한 초과 처방전 발행이라고 하더라도 급여기준은 강행규정이므로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판결의 핵심이다.
최근 사법부는 공단-병원이 수 년째 지속해 온 진료비 소송에서 병원측 입장을 차츰 인정하는 판결을 내며 의학적 유효성이 인정된 원외처방에 대한 병원 이해도가 향상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원외처방 약제비 책임비율, 공단 20%·병원 80% 확정적"
하지만 이번 대법원 판결은 이 같은 하급심 판결을 뒤집어 향후 수 백여 병원들의 원외처방약제비 책임비율은 공단 20%, 병원 80%로 사실상 확정됐다는 평가다.
특히 타 병원 대비 낮은 승소비율을 선고 받아 형평성을 주장하며 상고를 제기한 건대, 경희대, 고대, 차병원 등은 성과 없이 20%가 확정됐으며 비교적 높은 승소율의 순천향, 백제병원은 원심 파기로 승소율이 20%로 하락할 공산이 커졌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사법부가 병원측 승소비율의 상향 평준화가 아닌 20% 승소인 하향 평준화로 원외처방약제비 사건 종결에 나섰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눈여겨 봐야 할 것은 대법원이 완전승소 순천향병원과 50% 승소 백제병원에 대한 기존 고등법원의 판결 내용을 구체적으로 짚어가며 원심을 깼다는 것이다.
고등법원은 순천향대병원 항소심에서 "원외처방전으로 인한 약제비 피해를 병원에게 전부 책임지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외처방으로 인한 수혜자는 병원 뿐 아니라 약국, 환자, 공단 이므로 4자가 책임 비율을 공평히 나눠 져야 한다"고 선고했었다.
이어 "공단은 약국과 환자에 초과처방전으로 인한 부당이득을 반환할 권리를 가지므로 병원에게 약제비를 환수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고법 판단에 대해 "수긍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은 "약국은 병원 처방전에 따라 약을 조제판매했기 때문에 공단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가 법률상 원인없는 부당이득이라고 전제한 고법의 판단은 납득할 수 없다"며 "결국 공단은 약국과 환자에 급여 반환 권리를 갖는다고 볼 수 없고 약제비 피해의 발단은 병원이므로 병원이 책임져야한다"고 적시했다.
즉, 약제비 피해 책임을 4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원심을 지적하며 파기한 것이다.
50% 승소한 백제병원에 대해서도 대법원은 "아무리 환자의 최선 진료를 위한 것이었더라도 요양급여기준을 초과했다면 병원이 책임져야 한다"며 "나머지 병원들이 20% 승소한 것과 비교해 백제병원만 50% 승소비율을 선고받을 만한 특이 사항이 없으므로 원심을 파기한다. 병원들 책임비율 형평성을 고려해 다시 심리하라"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