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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수 대학병원들이 '환자 최우선진료'를 외치며 불가피한 원외처방을 인정해 달라고 주장했지만 사법부의 입장은 강경했다.
요양급여기준을 벗어난 원외처방은 급여대상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건강보험공단의 급여 환수는 적법하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차병원의 상고를 최종 기각하면서 병원들은 초과 처방전으로 공단이 입게된 약제비 피해의 80%를 책임지게 됐다.
재상고를 통해 다시금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릴 수는 있지만, 이미 사법부 입장이 대내외적으로 병원 20% 승소로 굳어진 상황에서 병원들이 행정력과 막대한 소송비를 들여가며 재상고를 선택할 확률은 극히 희박하다.
사법부는 민법 위반을 언급하며 급여기준은 강행규정이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급여대상이 아닌 진료행위에 대해 급여를 지급하게 되면 국민건강보험 체계나 질서에 손상을 가하게 된다"며 "이는 민법 제750조의 위법행위에 해당되므로 환자의 최선진료를 위해서라도 위법하다"고 적시했다.
대법원은 "원심인 고등법원은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차병원에 초과 원외처방전의 책임을 병원에게만 묻는 것은 불평등하다는 것을 이유로 병원의 공단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80%로 책정했다"며 "병원들은 책임비율의 위법을 주장해 상고했으나 대법이 살핀 바 원심의 판결(병원 20% 승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못 박았다.
즉, 약제비 피해액을 공단과 병원이 각각 20%, 80%씩 책임지게 한 고등법원의 판결이 충분히 합당하고 수긍가능하다는 것이다.
결국 병원들은 수 년간의 법정 싸움에서 끝내 의료법상 최선의 진료권을 인정받지 못한 채 엄청난 행정력 소모와 상당한 액수의 항소 및 상고 비용마저 물게 됐다.
앞서 서울대병원과 한양대병원이 원외처방약제비 소송에서 40% 승소를 거머쥐었지만 공단이 항소를 결정한 상태로 두 병원 역시 상고심에서 승소비율이 20%로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수 십여개 대학병원들의 약제비 소송을 전담해 온 현두륜 변호사(법무법인 세승)는 "40% 승소한 서울대병원과 한양대병원을 상대로 공단이 상고한 상태다. 대법원이 어떻게 판단할지 주목된다"며 "책임제한비율(병원 승소율)은 고등법원이 판단할 사안이다 따라서 대법이 사건을 파기환송하면 20~30%로 승소율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대법원이 건국, 경희, 고려, 차병원의 상고를 기각한 이유는 다른 병원들이 상고를 포기하며 20% 승소 판결을 인정했는데 이들 병원에게만 높은 승소율을 선고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봤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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