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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급종합병원 1, 2위를 다투는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 경쟁을 뒤로하고 16년간 최신지견을 나누는 파트너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올해로 16회를 맞이한 ‘서울아산병원·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학회는 1999년 3월 삼성서울병원을 시작으로 양 병원이 해마다 주관을 교대로 맡으며 진행해온 학술행사다.
오는 3월16일 열리는 학술대회를 총괄하는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남순열 교수(과장.사진)는 “국내 최고를 자부하는 두 병원이 공동으로 학술행사를 진행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자 시작한 것”이라며 “지난 16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왔다”고 소개했다.
실제 학술대회는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이라는 브랜드 파워로 지방참여자를 비롯해 매회 500여명이 넘는 전문의가 참석한다.
특히 두 병원의 공동학술대회가 표방하는 것은 다양한 임상환자들을 직접 경험한 의료현장의 최신지견 공유다.
남 교수는 “양 병원의 이비인후과 전체가 참여하는 학술대회이다 보니 한 분야로만 집중된 전문성을 강조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전공의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적 성격도 아니다”라며 “실제 병원에서 환자를 보면서 그때마다 업데이트되는 최신 경향을 저널까지 포함해 리뷰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면 예전에는 귀에서 물이 나오는 질환인 '이루' 치료법으로 항생제를 써왔지만, 지금은 항생제도 쓰지만 다른 새로운 치료방법도 있다는 것을 짚어주는 방식”이라며 “증상에 중점을 두고 1년 간 의학계에서 나온 최신지견을 소개하고 논의한다”고 설명했다.
이명, 어지러움증 등 난치성으로 분류되는 질환의 새로운 진료법 및 치신 의료기기를 어떤 방식으로 치료에 접목시킬 것인지 등에 대한 최신 트랜드 역시 학술대회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다른 학술행사와 차별성 위한 터닝포인트(전환점) 모색"
이 같이 학술대회는 국내 생생한 의료현장과 최신 의료기술에 가장 근접해있는 의료진을 토대로 성장해왔지만, 최근 2~3년 학술대회 명성을 유지하기 위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일종의 '위기의식'도 느끼고 있다.
남 교수는 “초창기에는 이런 학술대회가 없다보니 참석자들이 많았다”며 “지금은 개원가도 소규모로 학술세미나를 많이 주최하고 학회 차원에서도 분과별로 학술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예전보다 참석자가 다소 줄었다”고 전했다.
그는 “아직은 그래도 참석자들이 적정 수준 이상 된다. 이 곳에 오는 이들은 변화하는 의료시장에서 생존하기 위해 찾아온다”며 “개원가에서는 단순 드레싱뿐만 아니라 환자들에게 새로운 진료를 어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고 싶어 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이비인후과의 귀, 코, 목 3가지 파트별에 대한 최신지견을 공유하는 양 병원의 공동학술대회는 인기를 끌어왔지만 여타 학술대회들과 차별점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남 교수의 주장이다.
이번 학술대회에 ‘미용을 고려한 피부절개와 수술 접근법’, ‘보톡스 주사를 위한 얼굴표정근의 이해’ 등 이비인후과 영역을 넓혀 얼굴과 목 수술에서 미용적 고려사항들에 대한 강의를 마련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이제는 학술대회에 터닝포인트를 찾을 시기”라며 “풍부한 임상경험과 연구활동을 펼치고 있는 두 대학병원의 학술대회를 어떻게 개원가 및 학회 등에서 이뤄지는 학술대회와 차이를 둘 것인지 고민이 깊다”고 덧붙였다.
"의사, 인성과 지성 두가지 모두 갖춰야"
한편, 남 교수는 전공의들을 교육과 수련을 책임지는 이비인후과 과장으로서 의사가 갖춰야 할 인성의 중요성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남 교수는 “의사로서 실력을 갖춘 사람과 환자를 치료하고자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부 잘 한다는 인재들이 의대에 들어오다 보니 똑똑한 친구들은 정말 많지만 소위 건방지게 환자를 대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전했다.
그는 “환자가 당장 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진단서를 받아야 한다고 요구할 때 ‘안 된다’고 딱 잘라 말하는 것과 병원 시스템 상 불가능 하다는 점을 설명해주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며 “전공의들에게 환자 질문에 단답형으로 말을 끊지 말 것을 누누이 강조한다”고 밝혔다.
의사들에게는 일상인 병원업무가 환자들에게는 생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제 진료와 수술을 하는 의술 외에도 환자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인술(人術)이라는 게 남 교수 철학이자 신념이다.
비스듬히 앉아 다리를 꼬고 환자를 면담하거나 하이힐을 신고 복도를 또각또각 걸어 다니는 여성 전공의들은 어김없이 그에게 주의를 받는다.
그는 “몸이 아파서 예민한 환자들에게 복도에서 나는 구두 굽 소리는 상당히 신경에 거슬릴 수밖에 없다”며 “과장으로서 전공의들을 가르치는 것이 내 역할인 만큼 인성이 잘못된 부분이 눈에 띄면 가급적 알려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호텔, 백화점 등의 서비스업 직원처럼 의사가 환자를 손님을 왕처럼 받들지는 못하겠지만, 환자에게 함부로 대해서는 절대 안된다는 것이다.
남 교수는 “과거에는 의사가 환자보다 높은 위치에 있는 것처럼 굴었을지 몰라도 이제 의사는 환자와 평등한 입장으로 진료를 봐야 한다”며 “의사는 의술을 펼치는 머리의 똑똑함과 인술을 행하는 마음의 따뜻함을 모두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