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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법원의 1심 판결에도 병원이 환자 치료를 진행했다면 이 비용을 유가족에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앞서 지난 2008년 존엄사 논란에 중심에 선 김 할머니 유족에게 세브란스병원이 제기한 청구를 인정하지 않은 사법부 결정이라 향후 유사한 사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이 김 할머니 유가족을 상대로 2008년 2월 입원 이후 사망 때 까지 연명치료 입원비와 치료비를 청구한 민사 소송에서 유가족 승소를 최근 선고했다.
연명치료 중단이 결정됐던 2008년 11월 1일부로 의료인과 환자 간 의료계약이 해지된것이기 때문에 병원은 김 할머니 유가족에 8600만원의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다는게 판결의 골자다.
2008년 70대 김 할머니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가 출혈에 의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됐다.
상태가 3개월 정도 지속되자 김 씨 자녀들은 '무의미한 연명치료 중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냈다.
2009년 5월 대법원은 국내 최초로 연명치료를 중단하라는 존엄사 인정 판결을 내렸다.
1개월 뒤인 6월23일 병원은 김 씨의 인공호흡기를 제거했고, 김 씨는 201일을 더 살다가 2010년 1월10일 사망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연명치료 판결 이후 치료비에 대한 책임이 유족들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민사손해배상을 진행했다.
그러나 법원은 병원 패소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대법의 존엄사 인정 판결 당시 김 할머니와 세브란스 병원 간 진료계약이 끝났으므로 치료비 역시 청구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재판부는 "2008년 2월 첫 입원부터 1심 판결 때까지의 치료비 470여 만 원은 가족들이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측은 "존엄사에 대한 입법조치가 이뤄지지 않았고, 형사 책임 문제 때문에 연명치료를 중단하기 어렵다"며 항소를 검토 중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