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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시행이 예정된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 제도를 대비하기 위해 열린 ‘의료기기 인허가를 위한 임상평가 동향’ 세미나를 두고, 업계 평(評)이 엇갈리고 있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정책과 불참이 논란의 핵심이다.
지난달 26일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식약처 후생관에서 해당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임상시험 관련 업계의 미흡한 점을 짚어보고, 향후 준비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
오송에서 열렸음에도 불구하고 약 300명이 참여할 정도로 호응은 높았다. 前 FDA 의료기기평가부장을 맡은 수잔 알퍼트를 비롯해 글로벌 업체 실무 담당자 등이 연자로 나선 부분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이 이어졌다.
한 참가자는 “국내 의료기기 임상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세미나가 자주 마련됐음 좋겠다”며 “미국의 사례와 더불어 품목별 임상시험 과정을 상세히 배울 수 있어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임상시험제도가 시행된다는 이야기는 많이 접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며 “세미나를 통해 일정부분 관련 정보를 습득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기기산업협회는 첫 번째 협회 주도 하 세미나가 성황리에 운영된 점에 대해 의미를 부여했다. 제도 도입에 앞서 새로운 정보를 전달하는 소통창구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임상시험제도에 대해 궁금해 하는 회원들에게 실무적인 지식을 전달했다”며 “추후 일정은 아직 계획되지 않았으나, 이 같은 자리를 자주 마련해 업계의 혼선을 줄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 의료기기정책과가 청와대 등 정부 입김에 밀려 제도 시행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세미나에서 의료기기정책과 담당자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일부 업계에서는 ‘규제개혁’을 외치고 있는 박근혜 정부 기조와 임상시험제도는 상충되기 때문에 시행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A업체 관계자는 “임상시험 관련된 내용은 업계뿐만 아니라 정부에서도 지식이 전무한 것으로 알고 있다. 외국 현황과 구체적인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자리에 의료기기정책과가 불참했다는 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B업체 관계자는 “2015년에 이어 2016년으로 한 번 연기된 임상자료 제출 의무화 제도가 아예 시행조차 되지 않는 것 아니냐”며 “업계의 관심은 이렇게 높은데 오히려 식약처에서 ‘나 몰라라’한 듯 싶어 의문스럽다”고 귀띔했다.
의료기기정책과 불참과 관련해 협회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장소 대여 등 세미나 개최를 적극적으로 후원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의료기기정책과가 불참한 사실은 다소 아쉽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세미나가 잘 운영됐지만, 담당 공무원이 패널토의에 참여했더라면 보다 알찬 행사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의료기기정책과 “다른 업무 때문에 참석 못했고 제도 변경 없어” 해명
이에 대해 의료기기정책과 설효찬 과장은 “임상시험제도는 예정대로 시행된다”며 “의료기기정책과가 참석하지 못한 이유는 다른 업무를 처리하느라 시간을 낼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세미나가 과연 실효성이 있었냐는 점에 비판의 목소리를 가했다. 설효찬 과장은 “업계가 임상시험제도를 제대로 ‘공부’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외국 연자를 불러다 강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과격한 발언도 이어졌다. 설효찬 과장은 “단순히 외화낭비라고 볼 수 있다”며 “조금 더 업계가 스스로 관련 제도를 파악한 상황에서 해당 세미나가 열렸더라면 보다 활발한 질의응답이 오고 가는 등 효용성이 높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임상시험제의 빠른 정착을 위해서는 차일피일 미룰 것이 아니라 일부 품목을 하루라도 빨리 대상범위로 포함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설효찬 과장은 “1년, 2년 뒤로 연기하는 것은 국제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바람직하지 않다”며 “제도를 시행한다면 자연스럽게 업계의 관심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 임상시험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그는 청와대 규제개혁과 관련해 “체외진단용시약 등 인체 위해도가 낮은 품목군의 이중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움직임은 있어도 임상시험제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지시사항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업계는 임상시험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진 않다”며 “규제개혁 문제와 별개로 미국처럼 제도 시행 초기부터 업계의 현실을 반영한 세부규정이 설립되길 희망한다”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