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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과실 분만사고 시 의료기관 측 손해배상금 30% 강제분담제 합헌 결정이 내려지자 그렇잖아도 붕괴되는 국내 산부인과 미래에 대해 우려감을 넘어 불안감이 커지는 형국이다.
헌법재판소는 최근 "불가항력적 분만 의료사고라 해도 분만을 맡은 의료기관의 손해배상 책임 30%를 무조건적으로 인정하는 법(의료분쟁조정법)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및 십 수년간 분만 업무를 이어 온 산부인과 의사들은 "헌법재판소 판결은 산부인과에 사망선고를 내린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극심한 우려감을 표명하는 상태다.
아무 과실도 저지르지 않은 산과 의사들에게 무조건적인 배상책임을 지우는 것은 의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다.
특히 산부인과를 지망하는 전공의들이 매해 감소하고 분만산부인과가 급락하고 있는 국내 현실에 비춰 볼 때 이번 헌재 판결이 산부인과 및 분만 인프라의 붕괴를 가속화 시킬 것이란 평가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9년간 분만을 하는 산부인과 의료기관수는 2004년 1311개소에서 2012년 739개소로 53.4% 감소했고 의원급의 경우 이 기간 955개소에서 445개소로 무려 50%가 훨씬 넘는 510개소가 줄어들었다.
산모들이 신생아를 낳을 수 있는 의료기관이 급격히 줄고있음이 통계상 확인된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헌재의 의료분쟁조정법 합헌 판결이 산과 의사들에게 주는 충격은 적지 않은 모양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은 "분만 인프라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헌재의 이번 판결은 부정적인 이슈"라며 "산부인과학회가 전공의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무과실 배상 시 산과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비율이 높았다"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아직까지 정부가 산부인과 측에게 무과실 분만사고로 인한 분담금을 강제 부과한 케이스는 없지만 향후 이런 상황이 일어날 경우 위헌 재소송 등 의사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의료분쟁조정법의 원 취지를 지목하며 정부가 제 의무를 의사들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시각도 제시됐다.
산부인과의사 경기지회 이동욱 총무이사는 "본래 의료분쟁조정법은 정부가 산모 등 여성의 복지를 향상시키기 위해 만든 것"이라며 "복지 의무는 정부에게 있는 것이지 의사들의 것이 아니다. 무과실 분만사고 시 개인 의사에게 너희도 30%를 강제부담하라는 것은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이 이사는 "산과의사들은 정부의 일방향적 정책에 지칠대로 지친상태"라며 "정부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 없이 부조리한 법을 수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대학병원 교수도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이 낮은 것에 가장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바로 무과실 보상정책이다. 평생 잘해도 잠재적 범죄자라는 인식을 갖고 생활해야 하는게 이번 헌법재판소 판결이다. 앞으로 젊은 의사들이 더 산부인과를 기피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한숨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