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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사고로 전 국민이 충격과 슬픔에 잠겼다. 재난사고 발생에 따라 의료계도 진도 현장으로 긴급 구호활동에 나서는 등 분주하게 대처하는 모습이다.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는 구조활동으로 전국민이 우울감을 호소하고 있으나 무엇보다 안산 단원고등학교는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경계선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진료 등 생업 미루고 슬픔·충격 위로하고자 달려와"
통탄에 빠진 학생들의 심리 치료를 위해 정신과 의사들이 단원고로 집결했다. 대학병원 교수, 개업의사 할 것 없이 생업을 미뤄놓고 자발적으로 제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소영 홍보이사[사진]는 “교육부 산하 학생정신건강지원센터와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등의 단체가 협력해서 안산을 돌보고 있다”며 “정신과 의사들이 무조건 단원고로 가야한다는 공감 하에 안산으로 모였다”고 전했다.
지금 단원고에는 센터가 차려져 심리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의사들은 교육당국 등에 자문 역할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학생들은 직접 위험에 노출됐거나 친한 친구·선후배를 잃은 경우 등 제각각인 상황으로 심리상태도 저마다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소영 홍보이사는 “병원에 입원한 학생들은 사건 충격에 따른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고 동시에 선후배들도 슬픔에 빠져 있다”며 “친구를 둔 사람들이나 남아있는 사람들이 느끼는 막연한 걱정과 두려움, 혼란스러움도 크다”고 설명했다.
여객선 침몰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정신과 의사들은 자신의 일처럼 단원고로 모여들었다. 집계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 중이다.
그는 “인근 소아정신과 의사들이 거의 단원고에 와 있다고 보면 될 것”이라며 “개업의사들의 경우 외래를 빼면서까지 지원에 동참했다. 학회에서는 이번 사안에 대한 긴박성을 느끼고 신속하게 동원됐다”고 전했다.
현재 정신과 의사들은 단원고의 조속한 정상화가 중요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경우 집중관리 대상자를 선별·관리해야 하고 교사들 역시 심리적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학교 정상화·부모 정서적 지원 등 주력"
아이들의 추가적인 위험을 막기 위해 단원고를 찾은 100여명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들은 학교와 아이들을 회복시키고 살리는 것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이소영 홍보이사는 “회복과 치유의 장소로 학교만큼 좋은 곳이 없다. 정규수업에 앞서 심리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전문인력이 많이 필요하다”며 “개별, 그룹 면담 및 치료 등을 통해 특별히 더 위험한 아이들을 선별하고, 이들에게는 상당기간 돌봐줄 수 있도록 일대일 치료를 연결시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회에서는 교사 역시 휴식이 필요한 사고 당사자라는 사실을 주지해야 하며, 죄책감 때문에 본인의 심리적인 어려움을 외면하지 않도록 격려가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이번 사고에 따른 심리치료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언제 어떻게 외상후 스트레스 반응이 나타날지 모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관찰과 주의가 요구된다.
이소영 홍보이사는 “최소 1년 이상의 치료가 필요하다. 뒤늦게 문제가 되는 학생들도 선별해 내야 하고 기일이나 생일, 1주년 등에 따라 아픈 상처가 되살아 날 수 있으므로 기본 1년 이상은 꾸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앞으로는 보호자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학회에서는 이들을 위한 교육과 자문에도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아이들에 대한 직접적 치료도 중요하지만 보호자를 치료적 조력자로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의 심리에 개입하는 방법을 교류하고 교육하고 있다”며 “부모에 대한 정서적 지원 및 교사, 그 외 교육청과 같은 결정권자들의 자문 역할을 통해 이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