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급종합병원에 대한 환자쏠림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선을 위해선 서비스가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하는 의료연계 정책이 수립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강희정 연구위원은 29일 발간된 '대형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완화정책 현황과 방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주장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의료기관 종별로 건강보험 외래진료비 변화를 비교한 결과 상급종합병원은 무려 140% 증가했다. 반면, 의원은 55%밖에 늘어나지 않아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아래 표]
강희정 연구위원은 “국민들은 전국 상급종합병원들이 지역의 중증질환자에 대해 최고도의 급성치료서비스를 제공하기를 기대한다”며 “중증질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 집중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희귀난치성 질환을 제외하고 암, 뇌혈관, 심장질환에서 건강보험 진료비의 50% 이상이 상급종합병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산정특례 대상 암환자의 비급여 진료비중 약60%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지출됐다.
게다가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에 입원한 전문진료질병군 환자의 3분의1 이상이 5개 초대형 상급종합병원에 집중됐다.
강 연구위원은 “이들 의료기관은 신기술과 고가장비에 대해 거대 자본을 투자, 의료서비스 영역에서 독과점 위치를 차지하기 쉽다”며 “점유율이 확대될수록 의료시장과 정책에 미치는 영향력을 통제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1년부터 2012년까지 건강보험 의과 외래진료비 점유율을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9.9%에 서 17.7%로 7.8%포인트 증가했다.
종합병원도 10.2%에서 15.8%로 5.7%포인트, 병원은 5.3%에서 9.5%로 4.2%포인트 증가했다. 반면, 의원은 74.6%에서 56.4%로 오히려 18.2%포인트 감소했다. 강희정 연구위원은 “의원의 점유율 감소는 환자의 의료이용에서 첫 대면하는 의원의 지속진료 기능이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이 같은 결과에 대해 그는 “개원가의 지나친 전문화와 단독개원 형태가 복합만성질환자 증가와 인구고령화에 따른 새로운 의료 수요에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실제 국내 65세 이상 노인의 60.5%는 3개 이상 복합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상태다. 만성질환자는 여러 명의 의사를 만나지만, 이 환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임상 정보를 모으고 관리해주는 한 명의 의사가 없는 게 현주소다.
병원을 퇴원한 환자가 적절한 외래 관리를 받도록 연계되지 못해 재입원의 위험을 낮추지 못하고, 환자들이 지속적으로 정기 검사와 투약 관리를 받을 곳을 찾지 못한다는 것도 요인이다.
우리나라의 인구당 외래 의사방문횟수는 2011년 13.2회로 일본을 제외하고 OECD 국가중 가장 높을 뿐만 아니라 회원국 평균의 두 배 수준이다.
강희정 연구위원은 “일차 접촉에 있어 지속적 관계를 유지하는데 있어 의원이 경쟁 우위에 있지 못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비스가 아닌 환자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이 협력해 의료서비스를 연계해야 한다”며 “의료의 질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경쟁을 유도하도록 정책 목표와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