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사 영업사원들의 '병·의원 및 약국 방문 보고'를 일명 '콜(call)'이라 부른다.
하지만 다수의 다국적제약사와 품목 제휴를 맺은 한 국내사가 이 '콜' 때문에 홍역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급변하는 제약계 환경을 잘 대변한다는 전언이다.
국내 제약 A사는 올 초 난감한 상황에 직면했다. 제약기업 대다수는 자체 영업사원들의 거래처 방문 수를 확인하기 위해 별도의 '콜' 관리 업체와 계약을 맺는다.
이 업체는 일정기간 해당 제약사 거래처에 전화를 걸어 실제 담당 영업사원이 방문을 했는지 여부 등을 알아보는 업무를 대행한다. 이 과정에서 전화를 받는 거래처는 응답 대가로 일정 비용을 받는다.
그 동안 다국적제약 B사와 굳건한 파트너십 관계를 구축해왔던 A사는 최근 다른 외국계 기업 C사와 신약을 공동 출시하면서 평소보다 더욱 바빠졌다. B사 제품 뿐 아니라 C사 품목 판매 목표치도 채워야 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콜 관리 업체가 A사 영업사원들의 행보를 조사해 보니, B사 보다 C사 제품 소개를 위한 A사 영업사원들의 '콜'이 약 10~1000배 정도 많았다.
B사로서는 당연히 화가 날 수 밖에 없었다. B사 제품에 대한 A사 영업사원의 관심 소홀로 느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B사와의 공동프로모션 계약 기간이 무한하지는 않기 때문에 A사는 회사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B사 제품 공동 판매 재계약을 위해서라도 B사의 심기를 건들면 안되지만 C사 제품이 첫 출시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다는 설명이다.
보통 시장에 처음으로 출시되는 제품은 2~3개월 내 개원가 처방 승부를 내야, 안정적으로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다. 여기서 국내 제약사들의 영업사원은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게 통상적이다. 즉, A사는 이러지도 저리도 못하는 상황에 봉착하면서 최근 진땀을 흘려야 했다.
이는 비단 A사 만의 상황이 아니다. 최근 들어 다국적제약사들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국내사들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새로운 유형의 영업 고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B사와 C사 제품 디테일을 위한 개원의 방문수가 최근 엄청난 차이를 보였다. 예컨대, B사의 모 제품은 한 달 동안 15콜이 나왔다면, C사 신제품은 1000콜이 넘었다. 이렇다 보니 B사에서 강하게 문제를 제기해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새롭게 출시된 C사 제품 매출 성장을 위해선 처음 2~3달이 중요하다. 이에 결과적으로 B사와 C사 제품 디테일 방문수 차이가 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