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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수련비용을 고민하는 병원들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서울대병원 박중신 교육연구부장은 12일 서울대병원에서 개최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에 따른 대학병원의 과제’ 심포지엄에서 병원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토로했다.
박 교육연구부장은 지난 4월 공포된 ‘전문의의 수련 및 자격 인정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과 관련해 “병원 입장에서는 당장 당직수당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시간외, 휴일, 야간근로 등에서 수당이 발생하는데 이를 전공의들에게 당직수당으로 지불할 경우 거액의 재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
박 교육연구부장은 “서울대병원만 보더라도 주 80시간을 초과하는 전공의 근무시간에 대한 당직비를 지출하려면 전공의 1명당 하루 28만원 정도가 책정된다”며 “이를 병원 전체적으로 환산하면 연간 150~200억에 달하는 재원이 추가 지출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만간 당직수당을 올릴 계획이지만 연간 200억을 들여 근로기준법을 100% 따르기는 불가능해 보인다”며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시행되기 위해서는 재원이 필요한데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역시 재원확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같은 재원확보의 부담을 현재와 같이 병원에 전담시킬 경우 수련의 질 저하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심포지엄 참석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서울대학교병원 이세훈 대외정책부실장은 “병원에 이 같은 거액의 부담을 부과할 경우 편법을 동원할 수밖에 없다”며 “그동안 수가 보전이 되지 못한 부분들도 바닥을 보이고 있는데 추가로 병원을 압박하는 것은 의료 질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인력 충원을 위한 추가재원 마련은 필수적 조건으로 이를 정부가 보장해주지 않고 ‘일단 시작해보자’는 식의 접근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날 패널로 참석한 서울대학교 김윤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역시 “수련비용을 정부가 부담하는 것은 단순하게 돈 문제가 아니라 수련제도 전체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라며 “수련비용을 공공이 부담하게 되면 수련 성격이나 내용 역시 사회적인 목표 설정과 관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수련시간 제한으로 '의료 질 하락' 풍선효과 우려"
한편, 박 교육연구부장은 비용부담 문제 이외에도 수련환경 개선 방안으로 추진되는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이 오히려 수련 및 의료의 질 하락으로 나타나는 ‘풍선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당장 전공의 수련시간을 줄이면 병원으로서는 진료량을 줄일 수밖에 없는데 이 같은 상황이 과연 수술날짜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도 올바른 방향이냐는 것이다.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으로 생긴 공백을 PA, 전임의, 젊은 교수진 등을 대체인력으로 충원한다고 해도 이들이 전공의 업무를 완전히 대체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박 교육연구부장의 지적이다.
그는 “PA뿐만 아니라 전임의 및 젊은 교수진 역시 응급 및 추가진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인력으로는 부적합하다”며 “아울러 중증도가 높은 환자가 많은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수련시간 축소로 인한 전임의, 젊은 교수진들의 과도한 업무는 결국 연구역량 저하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육연구부장은 “전공의 수련의 질 측면에서도 당장 전공의 수련시간 제한에 따라 연속적인 임상경험이 감소할 수 밖다”며 “이외에도 논문 작성에 집중하는 전공의만 좋은 평가를 받게 되는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