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공의들의 수련과정이 '근로'에 치우쳐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은 31일 고려대학교에서 열린 ‘제30차 의학교육학술대회’에서 전공의들의 수련과정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이날 대전협 권민석 홍보이사는 최근 전공의 1700여명을 대상으로 시행된 '대한전공의협의회 2014년 설문조사' 결과 일부를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공의 10명 중 7명은 현재 수련과정에서 근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고 답변했다.
전공의들이 가장 많이 선택한 수련과정 근무비율은 80%로 전공의 36%가 동의했고, 근무비중이 90%라는 답변에는 전공의 30.9% 공감했다.
특히 수련과정 100%가 근무에 속한다는 극단적인 답변을 택한 전공의들도 4.3%나 됐다. 반면 수련과정에 근무가 50%이하에 불과하다고 답변한 전공의는 전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아래 표]
권 이사는 "전공의 수련에서 어디까지가 교육이고 어디까지가 근로인지 구분하기 힘든 점이 있다"며 "처음 한두 번 참여하는 수술은 교육이지만 100번, 200번 300번 이상 들어가는 수술은 근로적인 속성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수련의보다는 특정 교수의 레지던트로 1000번 들어간 수술도 반복적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 현재 전공의 수련환경"이라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이어 권 이사는 "전공의 지식을 체크하고 모르는 부분에 계속 자극을 주는 교육이 필요하지만 과연 이를 수행하는 교수는 착한 교수, 못 하는 교수는 나쁜 교수라고 몰아갈 수 있느냐"라며 "결국 각 수련병원과 교수의 책임으로 맡기기 보다는 전체 전공의 수련에 대한 교육체계가 잡혀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과도한 업무량때문에 전공의 스스로 학습량 줄여"
또한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공의들의 수련에 과도한 업무량이 부과되다보니 전공의 스스로 공부하는 양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김이연 편집위원은 "주 100시간 일하고 잠을 3~4시간 잔 전공의가 어제 공부한 부분을 이야기해 보라고 하면 기억이 안 날 수밖에 없다"며 "자괴감에 빠지는 이 같은 수련환경에서는 전공의 스스로 수련 양 축소하려고 하는 현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교육과 관련해 변하는 트랜드가 자기주도적 학습인데 잠을 자지 못한 전공의에게 과연 가능하겠느냐"며 "이는 전공의에게 인간 이상이 되길 바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성인 회장 역시 "왜곡된 수련환경으로 전공의가 스스로 학습량을 줄이려 한다는 것은 큰 문제"라며 "적어도 전공의 수련과정에 50%이상은 교육에 집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