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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학, 병리학, 미생물·바이러스학 등을 다루는 기초의학 교수들이 위기감을 토로하고 나섰다.
기초의학협의회는 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제22회 기초의학 학술대회’의 특별강좌로 ‘미래의학을 위한 기초의학 육성방안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심포지엄에 참석한 기초의학자들은 “중요성은 모두가 인정해도 정작 기초의학을 하겠다는 사람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국내 의과대학 교수는 10여년 전 7000여명에서 1만명이 넘는 수준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이 중 기초의학 교수는 임상교수와 비교해 정체돼 있는 실정이다.[아래 표]
전체 의과대학 교수 중 현재까지도 1500여명에 머물러있는 기초의학 교수 비율은 현저하게 낮은 수치로 평균 37.5명으로 나타났다.
대한의학회 이혜연 기초의학이사는 이날 ‘기초의학 발전과 기초의학자 양성방안’ 발표를 통해 이 같은 현황을 분석하며 “과연 기초의학계는 앞으로 10년 후를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자문했다.
이어 그는 “대부분의 대학이 30명 안팎의 기초의학 교수가 재직하고 있고, 80명이 넘는 대학은 단 3곳 뿐”이라며 “만약 교수 현황을 해부학, 생리학, 기생충학 등 8개 고전기초의학분야로 한정할 경우 대학별 평균 교수의 수는 32.2명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기초의학은 의사의 기초체력…전공의 도입 등 제도적 개선 절실”
기초의학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 이르기까지 대학, 정부 등이 기초의학 중요성은 인식하면서도 지원은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기초의학협의회 채종일 회장은 “기초의학은 대학, 정부 등으로부터 여전히 홀대받고 있다”며 “최근에는 심지어 기초의학이라는 교육·연구 분야가 따로 필요하지 않고, 임상의학의 한 부분으로 통합하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채 회장은 “기초의학은 의사로서 일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초체력”이라며 "기초의학이 없으면 평생 체력이 부족한 의사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 공감한다"고 말했다.
기초의학은 학부에서 임상의학을 공부하는데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의학 이해에 필요한 기본적인 과학적 원리들을 제공하는 학문이란 것이 채 회장의 설명이다.
위기에 빠진 기초의학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과 함께 제도적인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무엇보다 현재 임상의사와 같이 기초의학을 전공하고자 하는 미래 의학자들을 수련하는 제도와 그에 따른 보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공통된 주장이다.
이혜연 기초의학이사는 “기초의학 수련과정은 현재 모호한 상태로 표준화가 필요하다”며 “과정 이수자에게 수련에 대한 인증 등을 통해 전문성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채종일 회장 역시 “병리학, 예방의학과 같이 다른 기초의학 분야에도 전공의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며 “기초의학 전공자에게 임상 전공자에게 상응하는 급여를 지원해 기초의학자를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초의학자 양성을 위해 안정된 일자리 보장, 군대체복무 조건 간소화 및 특례화, 의사국가시험의 기초의학 부분 강화 등의 방안이 논의됐다.
채 회장은 “기초의학을 기피하는 이유 중 하나는 병리학, 예방의학 등과 같이 수련 후 갈 곳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며 “실제 병리학을 전공해도 갈 곳이 없어 다시 임상으로 돌아기도 하고, 예방의학 역시 이미 자리가 포화돼 더 이상 채용을 하지 않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기초의학자들의 안정적인 일자리를 보장하는 방안이 고려돼야 할 것”이라며 “기초의학은 생명과학 연구와 임상의학의 중개자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질병진단 및 치료에 대한 기반을 제공하는 등 의료서비스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필수적인 학문”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