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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생명이 크게 위급했던 응급환자 치료에 최선을 다했음에도 '업무상과실치사죄'로 기소돼 원심에서 유죄가 인정됐던 의사들이 항소를 통해 극적 무죄를 얻어냈다.
창원지방법원은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20대 여환자를 응급시술하던 중 사망에 이르게 한 죄로 기소된 의사에게 "금고 10월을 선고했던 원심판결을 파기한다"고 판결해 의사 승소를 결정했다.
이로써 응급환자의 기관내삽관에 수 차례 실패했던 모 병원 신경외과 과장 A씨와 마취과장 B씨는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받게 됐다.
응급의료 상황에서 의료진에게 막중하고 과다한 책임 및 진료상 주의의무를 부담케 한다면 방어 진료를 조장해 되려 환자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
또 재판부는 응급의료 상황과 일반적인 의료 상황은 의사에게 기대하는 주의의무 정도를 달리 봐야 하며, 정상범위 내 합리적 의료행위를 시행했다면 환자에게 사망이나 부상 등의 악결과가 발생했더라도 의사에게 업무상 과실치사 등 책임을 지울 수 없다고 판시했다.
지난 2010년 여환자는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에 치여 급성경질막바깥출혈 등 상해를 입고 응급실로 후송됐다. 신경외과장 A씨와 마취과장 B씨는 여환자에게 기관내삽관을 시도했으나 수 차례에 걸쳐 실패했다.
40여분간 지체된 기관삽관 끝에 의료진은 결국 마취 없이 여환자의 개두술(천두술)에 착수했지만 여환자는 머리부위 손상 및 기도관리 합병증으로 중환자실에서 사망했다.
검찰은 A씨와 B씨의 의료행위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판단해 기소했다.
검찰은 "피해 여환자는 사고 당시 뇌압상승으로 양 동공이 모두 열리는 등 생체징후가 매우 불안정해 개두술을 신속하게 시행해 뇌압을 낮춰야만 했다"며 "그럼에도 피고 의사 A씨와 B씨는 전문의 취득 후 16년 이상의 경력의사임에도 기관삽관에 실패하고 기관절개술마저도 제대로 시행치 못해 무리한 삽관 시도로 인해 환자에게 대량 출혈을 발생케 하고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주장했다.
피고 의사 A씨는 "통상적으로 개두술은 환자가 수술실로 이동된 때로부터 약 40분 내 시행되므로 수술을 지체시킨 적 없다"며 "여환자가 수술실에 도착했을 당시 이미 소생가능성이 없는 상태였으므로 의료법상 주의의무 위반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변론했다.
이 사건에 대해 원심 재판부는 의료진의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해 A씨에게 금고 10월의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이를 완전히 뒤집었다.
항소 재판부는 "응급의료 상황에서 의사들에게 과다하게 주의의무를 부담케 하거나 의료사고 시 생길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부과한다면 소극적이고 방어적인 의료행위만을 하도록 조장해 결국 환자를 죽음으로 몰고갈 수 있다"며 "따라서 응급 시에는 의사가 진단, 치료법, 정도, 시기 등이 평균 의료수준에 다소 미달되더라도 이를 곧바로 의료과실로 연결시켜서는 안 된다"고 환기시켰다.
응급상황에서의 의사들의 과실 범위를 축소시키고 합리적 범위 내 정단 진료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응급의료법에서도 의사가 신속하고 긴급한 응급치료를 했는데도 환자가 죽거나 다치게 된 경우네는 정상참작을 통해 의사에 대한 형법을 감경하거나 면제할 수 있다"며 "이번 사건의 경우 생명이 위중한 여환자를 응급치료했으므로 통상적이고 보편적인 의료상황과 동일하게 주의의무 위반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이어 "주의의무 위반 사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응급상황을 기준으로 의료진의 행위가 합리적 범위 내에 있었다면 정상참작해야 한다"며 "피고 의사들이 기관내삽관에 실패한 것은 사실이나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시술방법을 사용했고 합리적 범위 내에 있었으므로 주의의무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