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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혈 치료 호르몬이 고산병 예방" 세계 첫 규명
서울아산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팀 "조혈호르몬 주입하면 효과 탁월"
[ 2014년 07월 10일 11시 57분 ]

국내 연구진이 만성신장병 환자에 쓰는 빈혈치료용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증명해냈다.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사진]팀은 산소가 부족한 고산지대에 가기 전 빈혈환자의 헤모글로빈(혈색소)의 수치를 높여주는 조혈(造血)호르몬을 인체에 주입하면 고산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고산 지대에 가기 전 4번 정도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고 등산을 하면 ‘하산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고산병 발생’이 3분의 1로 줄어들고, 두통, 구토 등의 가벼운 고산병 지수 또한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다.

 

김순배 교수팀은 일반 등산객들을 대상으로 조혈호르몬의 고산병 예방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해 초 해발 4130m 네팔 안나푸르나로 등산을 떠날 지원자를 모집했다.

 

총 39명의 지원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20명에게는 네팔로 떠나기 4주 전부터 일주일 간격으로 네 번 조혈호르몬을 주입했고, 나머지 19명은 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고 네팔로 떠났다.

 

주사를 맞기 전 20명 지원자들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3.7g/dL(그람퍼데시리터) 였지만 4번의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은 후에는 15.4g/dL 로 올라 있었다.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지 않은 지원자들의 평균 헤모글로빈 수치는 14g/dL 였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도착 후 지원자 39명의 상태를 체크한 결과, 두통, 구토, 피로감, 어지럼증, 수면장애 등을 증상별로 체크하는 국제 통용 고산병 지수(가장 심한 경우 15점)가 조혈호르몬을 맞은 그룹에서는 평균 2.9점이었던 반면 주사를 맞지 않은 그룹은 평균 5.9점으로 주사를 맞은 그룹의 고산병 지수가 절반 정도 낮았다.

 

특히 고산병 정도가 심해 ‘급히 하산이 필요한 기준’에 해당되는 지원자는 조혈호르몬을 미리 맞고 혈색소를 올린 그룹에서는 단 3명이었지만 주사를 맞지 않은 그룹은 무려 절반이 넘는 10명이 이러한 기준에 해당됐다.

 

조혈호르몬 주사를 맞은 지원자 20명 중 단 한 명도 고혈압과 같은 호르몬 주사로 인한 부작용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

 

서울아산병원 신장내과 김순배 교수는 “지금까지는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등으로 고산병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에 그쳤지만, 이번 연구는 조혈호르몬이 고산병 예방에 안전하고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한 결과” 라고 피력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SCI 학술지인 영문판 대한의학회지(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정환기자 junghwans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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