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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한의사 승소로 식품의약처 고시가 무효화 되면서 천연물신약이 존폐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항소심 재판에 대한의사협회와 천연물신약을 보유한 다수 제약사들이 참여해 시선이 모인다.
고시 무효로 천연물신약 처방권의 향방이 묘연해지면서 의사들의 처방권 사수를 위한 의협(소송 대표자 추무진)과 자사 의약품의 처방을 유지·확대하려는 제약사들이 직접 소송에 뛰어든 것이다.
서울고등법원 제7행정부 민중기 재판장은 10일 오후 고등법원 별관 306호에서 원고 한의협과 피고 식약처 간 천연물신약 고시 무효 항소심 2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번 항소심에서 피고 식약처 측에는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한국피엠지제약(레일라정 보유), 동아에스티(스티렌, 모티리톤 보유), 에스케이케미칼(조인스정 보유), 안국약품(시네츄라 보유), 녹십자(신바로캡슐 보유)가 보조 참가했다.
이들 5개 제약사는 모두 천연물신약 의약품 개발에 성공, 소송 참여를 통해 자사 의약품의 '신약'에 대한 권한을 지키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의협이 소송에 참가하면서 천연물신약 처방권을 가져오려는 한의계와 사수하려는 의료계 간 갈등의 골은 한층 더 깊어지게 됐다.
한의협 "원고 적격 인정받겠다. 천연물신약은 신약 아니야"
한의협 측 변호를 맡은 법무법인 화우 이준상 변호사는 원심에서 인정받지 못했던 한의사협회의 원고 적격을 인정받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준상 변호사는 "원심은 한의협은 고시로 인해 피해를 입는 직접적인 주체가 아니라고 판단해 협회의 원고 자격을 인정하지 않고 한의사들만을 소송 당사자로 인정했다"며 "그러나 해당 식약처 고시로 피해를 입는 것은 전국의 한의사들이고, 한의사라면 누구나 한의협에 소속되기 때문에 한의협도 충분히 원고자리에 설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어 천연물신약의 비(非)신규성에 대해 강변했다. 새롭게 개발된 약이 아닌데도 식약처가 고시를 통해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의사에게만 주고있다는 것이다.
이준상 변호사는 "해당 고시는 의약품 품목허가 규정은 맞지만 실질적으로 한의사들의 직업의 자유와 재산권을 침해하는 처분성을 지니는 고시다. 원심 행정재판부 역시 이를 인정해 고시 무효를 선고했다"며 "특히 지금까지 10년동안 개발된 천연물신약들은 전혀 새로운 약이 아니다. 신약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변론했다.
식약처 "천연물신약, 한방원리 아닌 양방원리로 개발"
한의협에 맞선 식약처 측 법무법인 광장 박금낭 변호사는 천연물신약이 임상시험과 약독성, 부작용 검사 등 명백히 서양의학적 원리와 근거에 의해 개발된 점을 강변했다.
박금낭 변호사는 "레일라정, 조인스정 등 천연물신약은 수십억~100억원에 이르는 임상 비용을 들여 양방에 근거한 방법으로 개발된 의약품"이라며 "허가된 의약품 전부 분자생물학적 기전을 확인한 약으로 한방이 아닌 서양의학을 기초로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한의협 측은 천연물신약의 신규성 즉 신약으로써의 권한이 부정된다고 하는데 해당 고시에 의거, 완벽한 신약이 아니더라도 합당한 수준의 신규성이 인정될 경우 허가 가능하다"며 "까다로운 임상 계획 절차 및 정당한 임상시험을 거친 천연물신약의 신규성을 부정하는 것은 당치않다"고 강조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