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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이 과다진단, 치료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뉴스에서 봤다. 갑상선암 수술을 앞두고 있는 어머니가 안 해도 되는 수술을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 의사에게 정확히 물어보고 수술 문제를 논의해 봐야겠다.”(30대 女)
“얼마 전 지역에 있는 한 후배 의사로부터 이메일 한 통을 받았다. 갑상선암 논란이 불거지자 현재 자신의 진단, 치료 방식을 계속 유지해도 괜찮을지 조언을 구하는 내용이었다. 일부 의사들도 현장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듯 보였다.”(갑상선암 전문가)
갑상선암 과잉진단 및 진료 논란은 올 봄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으로 상당한 반향을 일으킨 화두였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갑상선암 발생률의 급격한 증가 양상을 놓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특히 이러한 양상의 주 요인으로 ‘초음파 선별검사 만연’이 지목되면서 사회적으로 혼란을 일으켰다.
민관 협력 전문가들은 갑상선암 선별검사 관련 근거가 부족해 실효성 있는 합의 도출에 한계를 느끼고 후속 연구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논란은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더욱이 8명으로 구성된 갑상선암 과다진단 저지를 위한 의사연대(이하 의사연대)는 의학적 효용성이 입증되지 않은 건강검진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며 충격파를 던졌다.
갑상선암을 주로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의사들은 즉각 반박에 나섰으며, 엇갈린 주장으로 인해 환자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이처럼 의사들 사이에서 의견이 나뉘자 보건당국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졌고 국내 갑상선암 현황과 진단·치료 실태 파악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갑상선암 급증 “과다검진 탓 vs 근거 부족”
실제 우리나라 갑상선암 신환자는 1999년 3325명에서 2011년 4만568명으로 연간 23.7%의 놀랄만한 증가율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유두암은 1999년 인구 10만명 당 6.0명에서 2011년 66.7명으로 연간 변화율이 25.3%에 이르며 국내 갑상선암 급증의 주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갑상선암 증가는 세계적 추세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초음파기기가 갑상선암 진단에 도입돼 과거에 만져지지 않았던 작은 갑상선 유두암이 조기 진단됐기 때문이다.
대한갑상선학회 정재훈 이사장은 “초음파 도입에 따른 조기진단만으로는 최근의 증가 양상을 완벽하게 설명할 수는 없다”며 “국내·외 많은 갑상선 전문가들이 이에 대한 원인 규명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사연대는 “갑상선암의 상당수가 성장속도가 느린 착한 암이며, 5년 생존율이 100%에 이를 정도로 조기검사를 통해 얻는 것보다 각종 검사와 외과수술, 평생 호르몬약을 복용해야 하는 손해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또한 1cm 이하의 갑상선암은 수술할 필요가 없으며, 증상이 있거나 손으로 만져지는 갑상선암만 치료하라고 목소리를 내는 상황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의원 557곳, 병원 244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갑상선 검진을 위해 한 달 평균 방문 환자 수는 46.36명으로 의원 30.92명, 병원 80.87명으로 나타났다.
검진기관 대상 초음파 1회 검진비용은 평균 의원 3만2670±1만2680원, 병원 5만4650±2만160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최소값 의원/병원 1만원, 최대값 의원 12만원, 병원 15만원으로 변이가 컸다.
이를 바탕으로 갑상선 초음파 검진건수와 검진비용을 추계한 결과, 최소 1210억원에서 최대 4534억원을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건의료연구원은 “초음파 검진비용의 경우 비급여이므로 의료기관간 변이가 크고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으나 2011년도 당시 갑상선 초음파 검진 문제가 사회적으로 부각돼 연구원 주제공모 연구로 선정돼 수행했고, 국내 최초로 갑상선 초음파 검진 비용을 추계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학회 예의주시… 갑상선암 놓고 갑론을박
이처럼 의사연대와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관련 학회들은 공식 입장을 내거나 춘계학술대회를 통해 해당 사안을 논의했다.
대한내분비학회 강무일 이사장은 “갑상선암 과잉검진 논란은 사실이 아니”라며 “학회에서 내린 결론 중에서 일부를 취사선택해 특정인의 주장에 이용하는 것은 학문적인 방법이 아니다. 중요한 질병의 검진에 관한 사항은 논리적인 논문에 근거해 전문가 집단에서 인정받아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갑상선암 진단을 위한 초음파 촬영 등 검진 효과에 대해 전향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도 지난 4월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갑상선암을 둘러싼 최근의 이슈들에 대해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가졌다.
연세의대 박정수 교수는 “진행된 암은 수술도 어렵고 수술 후유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며 “갑상선 주위의 복잡한 해부학적 구조가 암으로 침범되면 이들을 안전하게 수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해보지 않은 타과 의사들은 모른다”고 일갈했다.
또 “현재의 갑상선암 연구와 진료에 이의가 있다면 우선 학문적 연구결과를 가지고 학회에 들어와서 의견 제시를 했어야 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에서는 학술대회를 통해 “현재 갑상선암 조기검진이 환자 사망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확정적 증거가 없다”며 “최소한 조기검진이 병기를 낮추는 효과는 있다”고 결론내렸다.
특히 “검진을 일방적으로 막기보다는 진단된 갑상선암 치료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을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회 “방안 마련” 주문…복지부 “민간 연구결과 토대 논의”
갑상선암이 의학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면서 국회에서도 이번 사안을 민감하게 바라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목희 의원은 업무보고 등을 통해 “의사연대 발표와 갑상선암 전문의들의 반박 의견 개진이 자칫 국민의 건강권을 사이에 두고 의료인 간 충돌로 비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갑상선암 발생률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은 무책임한 일로 정부의 제 역할을 주문했다.
이 의원은 “정부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될 때까지 국민 불안과 혼란을 방치해 두지 말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방안을 즉각 제시해야 한다”며 “실효성 있는 가이드라인을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을 가능한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대한갑상선학회에서 공동 진행한 후속연구 검토를 위한 논의에서도 국가적 차원의 연구수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한 바 있다.
두 단체는 “현재까지 갑상선암 선별검사의 유용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므로 국가적으로 이를 평가할 수 있는 연구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갑상선암 조기검진으로 인한 사망률·재발률 감소와 같은 임상적 효과, 갑상선암 발생률 증가 원인, 발생 위험요인 및 예측인자, 갑상선암 발생 고위험군 선별과 같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도 민간에서 갑상선암 관련 가이드라인 연구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검토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이드라인 작업 등에 정부가 직접 개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민간에서 상반기 내 연구 결과가 나오면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 수렴의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국가 주도 암 검진 사업이 있어 여기에 대한 정책적 제언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검토도 함께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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