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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검진 논란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5% 고위험군의 생명을 지키자는 의견과 95% 환자의 삶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지난 21일 국립암센터 주최로 열린 '갑상선암 검진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제하의 토론회에서도 이 같은 대립은 어김없이 되풀이 됐다.
갑상선암으로 수술을 받았다는 50대 여성이 논의의 단초를 제공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전쟁 날 위험이 매우 높다고 한다. 그렇다고 모두 피난을 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갑상선암이 발견됐다고 모두 치료하는 것은 분명한 과잉진료"라고 주장했다.
대한암학회 신상원 교수(고려의대)도 거들었다. 그는 "지금처럼 빈번히 그리고 무분별하게 검진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면서 "환자의 선택을 가장한 동의로 진행되는 갑상선 선별검사를 이 시점 이후로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대한이비인후과학회 백승국 교수(고려의대)는 "지켜보자고 권했다가 수술하기 곤란할 국소침범이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냐"면서 "암은 의외성을 가진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고 반대를 피력했다.
청중으로 참여한 한 내분비내과 전문의는 "착한 암이라고 과연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느냐, 지켜보자고 환자에게 말할 자신이 없다"면서 "0.5cm 이하의 혹이라도 수술을 하는 것은 예상가능한 부작용을 막고 환자의 미래를 생각한 처치"라고 일선에서의 경험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 처럼 양측 의견은 극명히 갈렸고 결론을 내지 못했다. 오히려 논의는 직접적인 검진 필요성 외에도 환자와 의사 간 소통과 신뢰의 문제를 넘어 의료윤리와 양심의 차원으로 영역이 넓혀졌다.
"과잉진단 논란은 환자와의 소통과 신뢰 문제"
착한 암에 대한 갑상선 전문의의 발언은 자기반성으로 이어졌다. 충분한 설명과 라포 형성이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발발한 문제라는 지적이다.
박해린 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총무이사는 "환자들은 지금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해 일부러 검사를 시켜 수술을 한다며 비양심적이라고 말하고 있다"면서 "조기치료를 했기 때문에 급증하는 갑상선암의 사망률을 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고위험군 대상 갑상선암 검진에 대한 근거평가' 발제를 한 아산병원 건강검진센터 정기욱 교수(울산의대)는 "모든 갑상선암이 문제가 없다는 식의 결론을 내린 상태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고 전제한 후, 청중과 환자를 향해 의사에 대한 신뢰를 당부했다.
정 교수는 "명백히 나쁘다는 근거가 나오기 전까지 기존의 방법을 고지하는 것이 의료윤리"라면서 "모두가 이득을 위해 환자 고통을 간과한다고 매도하고 검진을 금지하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돈을 위해 힘들여 오랜 시간 수술하지는 않는다. 믿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이 처럼 확산되고 있는 갑상선암 검진 관련 논란을 일단락하기 위해 정부는 권고안의 확정을 서두르고 있다. 검진제정위원회는 추가적인 논의를 바탕으로 9월경 여러 학회의 의견을 수렴해 올 해 중 최종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