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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팔고' 의과대학 M&A 열풍 속으로!
대학 브랜드 파워 넘어 학교 간 인수합병 핵심 확연
[ 2014년 07월 09일 18시 42분 ]

종합대학교에서 단과대 중 의과대학은 상징성과 가치적 측면에서 적잖은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의과대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학들의 의대에 대한 애착은 각별할 수 밖에 없다. 더욱이 최근에는 그 가치를 인정한 종합대학들이 의과대학에 러브콜을 보내는 사례가 심심찮게 포착되고 있다. 역으로 의과대학을 토대로 한 대학들이 종합대학 인수에 나서는 등 말 그대로 대학가에 ‘의과대학 M&A’가 한창이다. 대학교의 브랜드 파워 가늠자를 넘어 학교 간 인수합병의 핵심 요소로 급부상한 의과대학의 위상은 여전히 상승세다.[편집자주]

 

대학가에서 의과대학과의 M&A 시도 노력은 2000년대 들어 도드라지게 나타났다. 가치를 인정한 종합대학들이 연이어 의대를 보유한 대학과의 합병을 추진하는 모양새다.


대표적인 사례는 명문사학 서강대학교와 역사를 자랑하는 가톨릭대학교의 통합 추진이었다. 두 학교의 통합은 ‘인문사회+의학’의 결합으로 주목을 받으며 지난 2006년 당시 대학가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먼저 서강대학교는 소위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의 벽을 깨기 위해 의과대학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또 명성에 비해 작은 규모가 약점으로 지적됐던 만큼 통합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가톨릭대학교 역시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밖의 전공에서는 특성화된 분야가 없었기 때문에 명문 종합대학으로 도약할 전기를 마련하고자 했다.


하지만 두 대학은 논의 과정에서 통합 방식 등 이견을 좁히지 못했고, 결국 M&A 추진을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숭실대학교와 인제대학교의 M&A 추진 소식이 전해졌다. 사실 두 대학의 인수·합병은 지난 2008년 이후 두 번째였다.


숭실대 한헌수 총장은 공개석상에서 인제대학교와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하며 M&A에 불씨를 지폈다. 특히 통합을 위한 별도 기구 구성까지 언급, 기대감을 높였다.


숭실대의 경우 인제대와의 통합을 통해 재단의 자금력 강화가 가능하고, 무엇보다 의과대학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부산에 기반을 둔 인제대학교 역시 숭실대와의 통합 시 수도권 진출이 가능하고, 구조조정 등을 통해 경쟁력 있는 학과를 숭실대에 개설하는 등 이점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학’이 아닌 ‘법인’ 간 통합이었던 만큼 장로회 총회가 법인을 구성하고 있는 숭실대와 백낙환 이사장 체제로 운영 중인 인제대는 최종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


사실 종합대학들의 의과대학 라기는 과거부터 계속돼 왔다. 1955년 연희대학교는 세브란스 의과대학과 통합해 연세대학교가 됐다.


경희대학교는 1965년 행림재단 소유의 동양의학대학 M&A를 통해 의과대학 설립을 허가 받았고, 고려대학교 역시 1970년 우석의대를 흡수 합병해 의대를 확보했다.

 

 

인수 ‘대상’에서 ‘주체’로 격상


의과대학을 가진 대학과 일반 종합대학 간 통폐합 역사는 가천대학교로 인해 새롭게 쓰여졌다.


2012년 학교법인 가천경원학원이 운영 중이던 가천의과대학교와 경원대학교가 교육부의 승인을 얻어 가천대학교로 통폐합 됐다.


가천대의 경우 관계 당국에서 2004년 이후 대학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대학 간 통합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한 이래 4년제 사립대학 간 첫 통합 사례로 이목을 끌었다.


물론 두 대학 모두 가천길재단 소유로, 한 지붕 아래에 있었지만 무엇보다 의과대학을 기반으로 성장한 대학이 종합대학을 인수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의미를 던졌다.


실제 가천의과학대학교는 가천의과대학과 가천길대학이 2006년 통합하여 생겨났다. 경원대학교 역시 2007년 경원전문대학과 통합해 새롭게 출범했다.


가천대학교는 이 같은 4개의 대학이 통합해 생겨난 학교로 의학전문대학원과 한의과대학, 약학대학을 갖추게 된 것이 특징이다. 학부에는 14개 단과대학, 72개 학과를 두고 있다.


가천대학교와 함께 의대 기반 성공 사례로 꼽히는 을지대학교 역시 M&A를 통한 위상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을지의과대학교는 지난 2006년 전문대학인 서울보건대학을 인수, 의료·보건 특성화 종합대학을 지향하는 을지대학교로 새롭게 출발했다.


이후 대학은 을지의과대학교가 자리했던 대전캠퍼스와 서울보건대학이 있던 성남캠퍼스를 보유함에 따라 규모면에서 확장을 앞당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8년에는 경기대학교 인수를 공식 선언, 서울과 경기, 수원, 성남, 대전을 아우르는 국내 최대 사학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을지대학교의 ‘제2의 창학’ 로드맵은 경기대학교 정상화 추진위원회의 인수의향서 부결로, 완성되지 못했다.


한편 인제대학교도 을지대학교와 같은 시기에 경기대학교 인수전에 나선 바 있다. ‘수도권 진출’이라는 숙원을 풀기 위함이었지만 인제대 역시 인수에는 실패했다.

 

의대 희소성… 치솟는 몸값


의과대학의 달라진 위상은 여러 측면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우선 의과대학은 대학병원 설립의 필수 요건인 만큼 병원사업을 모색하는 학교나 기업 입장에서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대상이다.


재벌 그룹들의 병원사업 진출 경로를 보면 보다 명확해 진다. 실제 현대, 삼성, 두산 등 병원계에 진출한 대기업 모두 의과대학을 확보하고 있다.


중앙대를 인수한 두산을 제외하고 현대와 삼성 모두 병원 개원 시기에 즈음해 의과대학을 허가 받거나 인수했다.


실제 현대의 경우 울산대학교의 원주인이었지만 서울아산병원이 개원 바로 직전인 1988년 정부로부터 의과대학 신설을 승인 받았다.


삼성은 삼성서울병원 개원 2년 후인 1996년 성균관대학교를 인수했고, 이듬해인 1997년 의과대학을 신설했다.
의과대학의 희소성 역시 가치 상승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전국에는 41개 의과대학이 운영 중이지만 1998년 제주대학교 의과대학을 끝으로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신설된 곳이 전무하다.


그러다 보니 의과대학을 신설하려는 대학들이 앞다퉈 인수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지자체까지 나서 의대 유치에 공을 들이는 모습도 연출되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전라남도다. 전남은 목포대학교와 순천대학교를 앞세워 의과대학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 지역 국회의원들 역시 단골 공약으로 ‘의대 신설’을 내세울 정도다.


이 외에도 경남 창원, 제주도, 인천, 충남 공주 등이 수년 전부터 의대 유치에 발을 담근 상태다. 말 그대로 ‘열풍’을 넘어 ‘광풍’에 가깝다.


특히 몇 해 전부터 부실교육으로 퇴출 위기에 놓인 서남대학교 의과대학과 관동대학교 의과대학은 M&A 영순위로 지목되며 많은 소문을 뿌리고 있다.


얼마 전 인천가톨릭대학교가 관동대학교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고, 최근 교육부의 최종 승인 결정이 내려지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됐다.


이공계 기피현상 심화로 우수 인재들이 대거 의과대학에 몰리는 사회적 현상 역시 의대 가치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대학입시에서 의과대학이 수 년째 최고 합격선을 차지하거나 대학수학능력시험 만점자가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등 의과대학의 인기는 날로 치솟고 있다.


한 의과대학 학장은 “한 마디로 희소성이 커지면서 가치평가도 높아지는 느낌”이라며 “향후 의과대학을 둘러싼 M&A는 더욱 심화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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