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료예약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금지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7일부터 시행되면서 의료계 단체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주민번호를 대체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까지 6개월간 법 시행을 유예한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대한병원협회(회장 박상근)는 ‘사전 진료예약’이 법 조항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전력한다는 계획이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추무진)도 개인정보보호법과 정리자료집을 전국 16개 시도의사회에 배포, 혼란을 최소화하도록 했다.
병협은 최근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에 ‘전화 등을 통한 진료 및 검사예약, 예약 변경 및 검사결과 확인시 주민번호 수집이 가능하도록 안전행정부령에 정해줄 것’을 건의한 바 있다. 지난 5일 복지부와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그동안 병원계는 환자편의와 환자안전을 위해 진료예약시스템을 통해 효율적 진료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현재 초진환자의 60%는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진료예약 중이다. 주민등록번호를 통해 진료예약과 접수를 완료해 진료시간을 미리 확정한다.
진료준비를 위한 환자진료정보의 공유도 이뤄져 환자의 대기시간을 최소화한다. 따라서 진료현장에서 주민등록번호의 부재는 심각한 환자안전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
의협은 배포한 자료집에서 개인정보를 취급하는 모든 사업장에 실시되는 점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준수할 것, 그리고 연 2회 이상의 교육도 실시해야하는 점을 안내했다. 또 개인정보보호 교육 방법으로는 개인정보보호 관련 지식이 있는 자를 통한 원내교육, 온라인 교육, 외부 전문 교육기관 의뢰 등을 통해 진행할 수 있음을 알렸다. 원내교육을 통해 개인정보보호 교육을 실시할 경우 원내 교육에 대한 내부 결재문, 교육 이후 작성된 서명지 등을 별도 보관·비치해야 한다. 특히 의협은 개인정보보호 교육 방법이 특별히 규정돼있지 않아 반드시 전문교육기관의 교육을 받지 않고도 상기 교육방법을 통해 진행될 수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의협 관계자는 "진료기록부 작성을 위한 주민등록번호 수집은 가능하지만, 유출될 경우 5억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된다"며 "DB암호화 등의 안전조치를 필히 실시하고 보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 대형 의료기관들도 홈페이지 개편 '소홀'
현재 대부분의 의료기관에선 진료예약시스템 개편 작업에 애를 먹고 있는 상태다. 서울지역 대형의료기관 조차 이를 마무리한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지난 1년간 병원들은 관련 법령의 이행을 위해 준비해 왔지만 주민등록번호 이외에 진료예약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사실을 호소해 왔다.
안전행정부가 혼란 및 국민 불편을 고려, 내년 2월 6일까지 계도 기간을 두기로 했지만 당장 예약관련 혼란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서울의 A병원의 환자별 ID를 만들어 예약에 활용토록 하고 있다. ID는 주민번호 대신 이름, 주소, 전화번호 정도만 기입하고, 진료에서 주민번호를 활용한다.
문제 발생을 우려, 초진 환자에 대해선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진료예약을 봉쇄한 곳도 있었다. 서울의 B병원은 “시스템 마련까지 홈페이지보단 가급적 전화예약을 유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방의 경우는 더욱 심각했다. 한 지방대병원 관계자는 “주민등록번호 보호 강화와 관련해 시스템을 갖춘 지방대학병원은 아마 없을 것”이라며 “현재 I-PIN 등 대체수단 도입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병협 관계자는 “각 병원에 주민등록번호 이외의 예약시스템 개편 현황을 알려줄 것을 당부했다”면서 “개편시 문제점과 지원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