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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맛 좋아하면 암 발생 위험 높아져" 입증
아산 김헌식 교수팀, 캡사이신-자연살해세포 관련 세계 최초 연구결과 발표
[ 2014년 08월 13일 11시 11분 ]

매운 맛을 내는 캡사이신이 위암을 비롯한 암 발생을 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매운 음식을 지나치게 먹으면 위암에 걸린다’는 속설이 일정 부분 증명된 것이다.

 

최근 서울아산병원 김헌식 교수팀은 캡사이신 자체가 발암물질은 아니지만, 과다하게 섭취하면 자연살해세포의 세포질 과립방출 기능장애를 일으켜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로티어 사업과 선도연구센터 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특히 영국의 권위 있는 국제 SCI 학술지 ‘칼시노제네시스’ 최근호에 게재되면서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연살해세포는 혈액 속에서 떠다니다 암세포를 만나면, 암 세포막에 구멍을 낸 후 세포질과립을 분비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는 항암면역세포다.

 

연구진은 여러 암세포를 대상으로 캡사이신의 양을 10μM, 20μM, 50μM, 100μM(마이크로몰·백만분의 1몰) 등으로 각각 다르게 투여했다. 이후 자연살해세포 활성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위암세포 AGS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자연살해세포 활성도(세포질 과립 방출 정도)가 캡사이신 투여 전 15%에서 고용량 50μM을 투여 후 10%로 활성도가 33%나 감소했다.

 

또한 자연살해세포 기능을 측정할 때 가장 많이 쓰는 혈액암세포 221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는 활성도가 캡사이신 투여 전 32%에서 50μM 투여 후 16%, 100μM 투여 후 4%로 크게 떨어졌다.

 

그에 반해 저용량 캡사이신 10μM, 20μM을 투여했을 경우 자연살해세포 활성도가 28%, 27%로 투여 전 32%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김헌식 교수[사진]는 “지나치게 많은 양의 캡사이신은 암세포를 공격하는 일종의 ‘아군 무기’를 망가뜨려 암세포 발생을 간접적으로 돕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캡사이신과 자연살해세포 활성억제의 상관관계에 있어 사람에 따른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김헌식 교수는 “자연살해세포 활성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고용량 캡사이신에 대한 활성억제는 공통적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이어 “따라서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캡사이신을 고용량으로 섭취할 개연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캡사이신은 체내 수용체인 TRPV1 단백질과 결합해 항암활성을 나타낸다. 고용량 캡사이신은 TRPV1과 결합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자연살해세포의 기능 장애를 유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상대적으로 TRPV1이 부족하거나 민감성이 떨어지는 30, 40대 이상 성인이 캡사이신을 다량으로 섭취했을 경우, 암 발생이 촉진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김헌식 교수는 “기존 캡사이신 연구가 암에만 국한됐던 반면, 이번에는 항암면역세포 활성에 관한 최초의 연구”라며 “캡사이신에는 항암, 통증완화 등 유용한 생리 활성성분도 많은 만큼 적당하게 먹으면 좋지만, 많은 양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제언했다.

김민수기자 kms@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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