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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공무원 임용 시 지원자의 정신질환 치료여부를 확인하겠다는 경찰의 방침에 의료계가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대한간호협회 정신간호사회 등으로 구성된 ‘경찰청의 정신장애 차별저지를 위한 공동행동’은 지난 14일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찰공무원 임용관련 정신질환 병력조회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사진]
앞서 경찰청은 경찰공무원 선발과정에서 지원자 동의를 받아 최근 3년간 정신과 치료여부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확인해 심층면접에 반영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의료계 및 관련단체들은 “국가기관인 경찰청이 취업을 빌미로 가장 민감한 개인정보인 치료병력을 조회하는 것은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해당 정책의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이날 신경정신의학회 홍진표 법제이사는 “업무를 수행하는 경찰들이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경찰청의 업무영역이지만 지원자 진료기록을 조회하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찰공무원을 선발하는데 있어 가장 적합한 후보자를 뽑고자 개인의 의료기록을 일괄적으로 스크리닝 하겠다는 것은 편의주의적 발상이며, 당사자뿐만 아니라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거나 과거 치료 전력이 있었던 다수의 인권과 명예를 침해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불합리한 제도로 인해 정신질환 진료 기피 우려"
특히 의료계 관계자들은 정신질환 병력조회와 같은 불합리한 정책이 정신질환자의 치료 기피현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했다.
홍 법제이사는 “실제 어렸을 때부터 경찰관이 꿈이었던 환자가 진료기록을 지워달라는 이메일을 보내왔다”며 “의료보험으로 치료를 받았던 것 자체를 후회한다는 내용인데 해당 정책이 시행되면 이 같은 환자들이 진료를 기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광역보건센터 이명수 센터장 역시 “예를 들면 경찰대학생 중에서도 정신질환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며 “현재 경찰청이 추진하는 정책의 취지대로라면 치료를 안 받아 진료기록이 없으면 경찰이 될 수 있고, 진료를 받으면 경찰이 될 수 없다는 소리”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지적대로 2011년 기준 국내 정신질환자 치료를 받은 비율은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실제 정신과치료에 따른 사회적 낙인과 차별이 크다는 것을 방증한 바 있다.
앞서 이 같은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던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경찰공무원 임용시험 응시자들을 대상으로 병력조회를 강행할 시 법률적 대응 및 의료기관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법제이사는 “환자를 진료하는 행위가 불합리한 제도 때문에 추후 환자에게 불이익을 가할 수 있다면 의사로서 어떻게 의료기관 운영을 할 수 있겠느냐”며 “학회에서도 경찰청이 방침을 바꾸지 않을 경우 의료기관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국민권익위원회와도 인권침해 부분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바 있다”며 “향후 경찰공무원 임용령 시행규칙 개정이 이뤄진다면 헌법소원을 해서라도 법적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