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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형편이 어려운 필리핀 환아에게 나눔의료 사업을 통해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20일 병원에 따르면 소아외과 이명덕 교수팀은 쇄항증 또는 항문막힘증이라는 불리는 병을 앓고 있는 필리핀 여아 제사(Jessa Kriz Condez, 6세)에게 지난 6월 17일부터 약 2개월 간 수술 및 치료를 시행했다.
제사는 선천적으로 항문이 없이 태어났다. 생후 4일째 되던 날 복부가 부풀어 올라 필리핀 병원을 찾았고 질구에 위치한 직장과 통하는 조그마한 구멍을 확장시켜 겨우 묽은 대변을 보며 가까스로 생활을 유지했다.
변을 보기가 어려워 먹는 것 자체를 꺼려하고 수시로 복통, 구토 등을 겪으며 오렌지색 소변을 보기 일쑤였다. 또래의 보통 아이들에 비해 체격도 왜소하고 피부색도 달랐다.
제사는 필리핀 빈민가 나보타스 지역에서 일용직 건축노동자 아버지와 작은 구멍가게에서 일하는 어머니 사이에 5남6녀 중 아홉째로 태어났다.
가족 전체 수입은 월 1만6000페소(한화 약 40만원)로 13명의 식구들이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형제들은 학교에 다닐 교통비가 없어 학업을 중단할 수 밖에 없었던 딱한 사연을 가지고 있다.
제사는 지난해 필리핀 의료봉사를 하던 한국인 외과의사로부터 장기 내부감염이 진행되고 있어 한시라도 빨리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하지만 현지의 낙후된 의료기술과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아무런 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
서울성모병원은 필리핀 나보타스의 한 수녀회를 통해 제사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됐다. 병원은 매년 참여하고 있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주관 나눔의료사업과 연계해 제사의 수술과 치료 참여를 결정했다.
지난 6월 17일 보호자인 언니 하니 씨와 함께 병원에 도착한 제사는 수술 전 확진을 위해 이명덕 교수에게 진료를 받았다. 입국 당시 수두 증세를 보여 격리치료가 추가되는 등 예상보다 수술 일정이 지체됐지만 곧 컨디션을 회복, 1차 수술을 진행했다. 지난달 23일 2차 수술에서는 장루복원술이 시행했다. 1차 수술을 통해 만들어진 항문을 이용해 정상배변을 유도하기 위해 회복기간 동안 임시로 조성해 두었던 장루를 닫는 수술이다.
제사의 입원기간 동안 약 2000만원의 수술 및 진료비용이 발생했으며, 서울성모병원에서는 발생한 진료비 전액을 지원했다. 이명덕 교수는 “소아외과에서 자주 시행하는 수술이지만 혹시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조처할 수 없는 곳에 거주하기 때문에 입원하는 동안 치료 및 관리를 완전히 마무리했다”며 “발생할 문제를 미리 예방할 수 있는 안전한 관리법을 가르치는 등 보통 수술과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