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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의사(醫師)의 의사(義死)
故 한증엽씨 유족, 의사자(義死者) 신청
[ 2014년 08월 26일 20시 00분 ]

발인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의 빈소에는 ‘차분한 적막’이 흘렀다. 조문객들은 장례식장 한 쪽에 마련된 휴게실에 한두 명씩 모여 고인의 의로운 죽음에 대해 이야기 했다. 


한 남성은 스마트폰으로 고인의 기사를 읽으며 “그래도 이 양반은 참 행복한 사람이야. 사람들이 정의로운 의사라고 입을 모아 얘기하잖아”라고 말했다.


일행으로 보이는 다른 남성은 “아무리 그래도 어린 딸이 아빠 없이 어떻게 살라고…”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리고는 깊은 한숨을 내 뱉었다.


지인들은 한 씨를 조용하고 내성적인 사람으로 기억했다. 한 씨는 90살 노모와 아내, 중학생 딸을 남겨놓고 떠났다.
고인의 딸 14살 한 모 양이 아빠에게 온 근조 화환 주위를 덤덤한 표정으로 서성였다.  


친척들은 그런 한 양의 손을 꼭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한 양은 고개를 두어 번 끄덕이며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불어난 계곡 물에 빠진 부녀(父女)를 구하고 정작 자신은 목숨을 잃은 고 한증엽(56)씨의 유족이 한 씨를 의사자(義死者)로 지정해 달라고 정부에 신청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6일 “한 씨의 유족이 한 씨를 의사자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서울 중구청을 통해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 씨는 지난 24일 강원도 인제군 아침가리 계곡에서 물에 빠진 초등학생 딸을 구하려던 정 모 씨와 정 씨 딸을 구하기 위해 계곡물에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당시 한 씨는 수영 동호회원 10명과 함께 트레킹을 하던 중 우연히 사고현장을 지나가게 됐다.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살려주세요”라는 정씨 부녀의 목소리를 듣고는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반사적으로 물에 뛰어들었다가 끝내 가족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일면식도 없는 정씨 부녀를 살리고 목숨을 잃은 한 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인제군청은 의사자 직권 신청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역시 “한 씨 유족들이 의사자 신청을 접수하면 적극 돕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인이 의사자로 선정될 경우 유족에게는 의사자 증서와 함께 법률에서 정한 보상금과 의료급여, 교육 보호, 취업보호 등의 예우가 주어진다. 또한 의사자 시신은 국립묘지에 안장 및 이장된다. 


대한의사협회 관계자는 "고인이 의사자로 선정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돕겠다"고 전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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