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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현지조사를 방해했다는 이유로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받은 의사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이겼다.
다만 ‘심평원 직원 가족의 수술비를 할인해주지 않은 것에 따른 보복성 조사’라는 등 일부 주장은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행정법원 제2부(재판장 박연욱)는 지난 달 28일 의사 한 모씨가 보건복지부를 상대로 낸 업무정지처분취소소송에서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앞서 서울 강남구 소재 S수면신경과의원을 운영 중인 의사 한 모씨는 2010년 심평원으로부터 방문심사를 받았다. 당시 심평원 직원은 “해당 의원이 부당청구의 개연성이 있어 현지조사가 필요하며, 최근 수진자들에게 환불해준다며 증거를 인멸하려는 움직임이 있다”고 보고 긴급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복지부 소속 직원 2명, 심평원 직원 3명이 조사원으로 구성됐고, 이후 심평원 직원 3명이 S의원에 3차례 방문했다.
의사 한 씨는 현지조사 내내 ‘자신이 왜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비급여진료는 왜 조사하는지’ 등을 반복 질문하거나 보복성 조사라면서 항의했고, 조사원들의 동의 없이 대화를 녹음했다.
그러자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제97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해 검사 또는 질문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요양기관의 업무정지 1년’ 처분을 내렸다. 이에 한 씨는 복지부를 상대로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년 업무 정지 처분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위반행위의 동기·목적·정도·위반횟수 등을 고려할 때 업무정지기간의 2분의 1범위에서 감경할 수 있는데 ‘업무정지기간 1년’은 그 처분들 중 가장 무거운 점 ▲조사방해 전력 및 요양급여부당·허위 청구 전력이 없는 점 ▲의원 운영을 못하게 되면 원고 뿐만 아니라 병원 직원들도 직장을 잃게 돼 생계가 곤란해지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해당 처분은 현저히 부당다고 판시했다.
한 씨는 '보복성 조사'라며, 처분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그는 “심평원 직원의 남동생이 자신의 병원에서 코골이수술을 받은 뒤 심평원 직원이 전화해 수술비 할인을 요구했는데 이를 거부한 적이 있다”며 “이에 대한 보복성으로 현지조사 대상에 선정됐다”고 피력했다.
이어 “현지조사 의뢰기관 선정분석표에 의한 것이라 할지라도 3건 정도만 문제됐기에 현지조사는 과한 조치”라고 항변했다.
더불어 “복지부 소속 직원은 조사에 관여하지 않고, 현지조사 권한이 없는 심평원 직원들만 현지조사를 수행했다”며 “위법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러한 주장들은 인정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심평원 직원의 남동생이 코골이 수술을 위해 해당 병원에 방문한 사실, 이것이 심평원에서 현지조사 대상으로 의뢰하게 된 경위와 관련돼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면서도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씨의 부당청구 금액이 1628만원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심평원이 단순 행정 지도가 아닌 현지조사 대상으로 선정한 것 자체가 부당하거나 형평에 반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권한이 없는 심평원 직원이 현지조사를 시행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복지부 소속 공무원 이름 등이 기재된 조사명령서를 의사에게 교부한 이상 현지조사 권한에 관한 증표를 한 씨에게 내보였다고 볼 수 있다”고 적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