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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7억대 천문학적 담배소송 쟁점 '5가지'
12일 첫 공판, 건보공단 ↔ KT&G 등 담배회사 3곳 입장 팽팽 맞서
[ 2014년 09월 12일 17시 58분 ]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낸 '담배 소송'이 12일 처음 열렸다. 첫 공판인 만큼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합의22부는 이날 오후 2시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 KT&G 등 담배제조회사 3곳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의 1차 구두변론을 진행했다.

 

'담배'를 바라보는 양 측의 시각은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공단 측은 “이 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담배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면서 ‘담배가 단순한 기호품이냐, 아니면 개인과 공중보건에 대한 허락되지 않은 위협이냐’라는 물음을 던졌다.

 

반면 담배회사 측은 “담배가 기호품으로 인식되는 것은 제조회사들이 그렇게 만든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수용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누구나 자유 의지로 담배를 끊을 수 있고 담배 유해성은 사회적으로 허용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양측 변론 후 재판부는 이번 사건의 주요 쟁점안 5가지를 꼽았다. ▲원고(공단)의 직접손해 여부 ▲흡연과 폐암 등의 인과관계 ▲제조물 책임 ▲불법행위 책임 ▲손해액이다.

 

이에 따라 향후 양측 공방과 판결은 이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4월 건강보험공단은 공공기관으로는 처음으로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 등 담배회사들을 상대로 537억원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건강보험공단 “국민건강 및 생명과 직결되는 중대 사안”

 

이번 1차변론에서 건강보험공단은 ‘담배 유해성과 중독성’, 담배 제조회사들의 ‘제조물 책임 및 불법행위 책임’ 등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의 타당성을 주장했다.

 

공단 측 법률대리인은 “타르, 비소, 포름알데히드, 납 방사성물질 등 담배연기에 포함된 발암물질 및 유해물질로 인해서 발생하는 질병은 온 몸에 그 영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지경이다. 특히 폐와 후두에 미치는 영향은 치명적”이라며 담배의 유해성을 강조했다.

 

공단 측은 “담배제조회사들이 담배의 유해성과 중독성을 부정하거나 첨가물을 넣어 중독성을 더 강화시켰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니코틴 중독은 질병으로 분류돼 치료의 대상으로 인정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변론에서 쟁점은 ‘공단의 직접 손해배상 청구가 타당한지’ 여부였다.

 

앞서 대법원은 ‘흡연을 계속할 것인지 여부는 개인 자유 의지에 따른 선택의 문제’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공단 측 변호인은 미국 RICO 판결을 근거로 반박했다. 공단 변호인은 “대법원 판단은 밀도 높은 증거들이 제시되지 못한 데 따른 결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생동성시험조작 소송, 원외처방약제비 소송 등 공단의 직접 청구권을 인정한 사례들이 있다”면서 “미국의 경우 주 정부가 직접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담배 제조회사들의 제조물 책임법 위반, 표시상의 결함을 내세운 의견들도 강조됐다.

 

변호인단은 “필립모리스 및 BAT 그룹 계열사의 정정 진술문 가운데 중독성이 더욱 강화되도록 담배를 설계하고, 니코틴 흡수 극대화를 위한 필터 설계 및 궐련용지 선정, 담배의 맛을 순하게 하기 위한 암모니아 첨가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고 밝혔다.

 

이어 “담배회사들은 표시상의 결함을 범했다. 중독성과 유해성에 대해 모두 경고해야 하나 중독성에 대한 경고는 부재하고 유해성도 불분명하고 추상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고들은 담배에 관한 진실을 은폐, 왜곡해왔다. 미국 판결에서도 담배회사들이 불법행위들이 공모 하에 이뤄진 사실이 인정됐다. 국내 담배회사와 다국적 담배회사 간의 공조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단 측은 “피고들과 같은 거대한 회사를 상대로 국민 개개인이 소송을 할 수 없다”며 “국민 5만8000명이 매년 사망하는 문제에 대한 중대한 사안이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담배의 실상과 제조회사에 대한 실상이 밝혀져야 그에 따른 책임이 확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담배제조회사 “건보공단 청구 주장 자체가 성립 안돼”
 
반면, 담배제조회사 측은 ‘공단의 주장 자체에 이유가 없다’고 피력했다.

 

이들은 "건강보험공단이 결과와 상관없이 정책적인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며 "이번 사건은 사법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KT&G 등 담배제조회사들의 법률대리인은 “담배는 자연인만이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법인인 공단이 논리적으로 흡연으로 인한 손해의 주체가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다시 말해, 공단이 담배제조회사로부터 직접 손해를 입은 피해자라고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최근 대법원이 ‘흡연은 스스로의 자유로운 선택에 기인한 것’이라고 내린 판결을 근거로 내세웠다.

 

담배회사 측은 공단 측의 빅데이터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변호인단은 "그 정보의 신뢰성과 객관성, 정보 수집과정의 적법성이 의심스럽다'며 "과연 공단의 빅데이터 정보가 환자 개개인의 폐암 발병 요인 등 개별적인 인과관계를 입증할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피고, 즉 특정 담배 제조 회사 3곳의 담배를 흡연했다는 자료조차 없는 점’, ‘건강보험 가입자들의 흡연이 피고 측 담배회사의 행위로 인한 것이라고 볼 자료도 없는 점’ 등을 강조했다.

 

또 '공단의 보험 급여 지급은 법률상 손해가 아님'을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질병에 대한 보험급여지급은 공단 본연의 업무이자 존재 이유다. 게다가 흡연으로 인한 질병에 대한 보험급여의 재원 상당 부분이 국민건강증진기금에서 조성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입자별 손해 배상 책임 발생 요건 사실을 입증해야 하는데, 입증이 곤란해 공단이 이를 회피하기 위해 무리한 시도를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재판부는 다음 변론에서 '직접 손해 여부'에 대한 심리를 먼저 다루기로 했다. 이어 그 외 다른 쟁점들에 대해서도 입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다음 변론은 오는 11월 7일(금)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허지윤기자 jjy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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