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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8개 지역거점공공병원(지방의료원+적십자병원)의 주먹구구식 의료장비 구매·관리 실태가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일관된 심의기준이나 활용도에 대한 고려 없이 장비를 구입, 관련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21일~12월24일까지 두 달 간 지역거점공공병원의 의료장비 심의기준이 마련돼 있는 지 여부와 구매 후 활용 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그 결과 38개 기관의 심의대상 의료장비 기준이 일치하지 않았으며 대부분 우선순위와 규격 결정기준과 같은 심의를 위한 기본적인 기준조차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 어떤 병원은 특정업체 제품 규격서 내용을 심의 기준으로 사용, 해당 기업에 특혜를 제공하는 사례까지 나타났다.
청주의료원은 2012년 생화학분석기를 구입하면서 A업체로부터 받은 장비 규격서 내용 그대로를 ‘수요 사양’으로 공고해 형식적 경쟁 입찰을 실시했다.
활용도를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의료장비를 들여놔 경영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경우도 발견됐다.
감사원은 “전라북도 군산의료원은 뇌혈관, 악성종양 수술을 하지 않아 의료진조차 구입을 반대한 고가의 양전자방출단층촬영기를 도(道) 승인 없이 구매했다”며 “그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1억 4000만원 상당의 경영손실을 떠안았고, 향후 15년 간 총 12억 9650만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활용이 어려운 장비를 조기 매각해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사용 횟수가 100회 미만인 85개의 수익성 의료장비를 대상으로 장비 운용 손익 분석한 결과 당해 연도 감가상각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장비가 64대나 됐다.
이로 인해 인건비, 재료비, 수선유지비 등을 제외하고도 연간 6억5987만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릉의료원 등 12개 기관은 의료장비를 구입한 후 활용 현황을 점검조차 하지 않았고 나머지 26개 기관은 점검은 했으나 활용도 제고 방안을 적극적으로 마련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의료장비는 기술 발달 등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지므로 사용하지 않는 의료장비는 재사용 여부 등 조속히 결정해 활용 가능한 병원으로 이관하거 매각해야 한다”며 “군산의료원 등 3개 병원에서는 폐쇄 진료과의 의료장비 총 9종을 방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 지도·감독 기관인 보건복지부에 의료장비 관리감독 지침을 마련을 통보했다.
복지부 공공의료과 관계자는 이에 대해 “복지부가 지역거점공공병원 운영 지도·감독주체로서 매년 노후 의료장비 교체, 신규확충에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만큼 의료장비 도입 심의 및 관리가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표준운영지침’을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