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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병원 수술실에 하이브리드(hybrid) 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2008년 양산부산대병원이 개원하면서 처음 등장한 하이브리드 개념 수술실은 근래들어 첨단 시술의 필수 요소로 부상했다.
실제로 새로 지어진 병원부터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서울 대형기관과 지방 병원에 이르기까지 하이브리드 수술실 도입을 속속 결정하면서 중요성이 커지는 모습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첨단 영상장비를 이용해 환자 상태를 진단하고, 이동 없이 한 장소에서 혈관 중재시술과 외과적 수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세계 유수 병원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차세대 수술실로 환자는 장소를 이동하거나, 시간 차를 두고 수술 받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고,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특히 심장·뇌혈관 질환의 고위험군 환자나 고령환자의 경우 수술시 응급 상황이 발생해도 곧바로 관련 시술과 수술이 가능하다.
생명이 위급한 대동맥류 파열 환자는 응급 조영 검사 및 치료가 한자리에서 이뤄져 환자의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크게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지난 2008년 11월 양산부산대병원이 개원을 하면서 첫 선을 보였다.
이후 삼성서울병원이 2009년 9월 스텐트와 풍선확장술 같은 심장혈관 시술과 관상동맥우회수술 등의 심장수술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하이드리드 심장혈관조영실을 마련했다.
명지병원은 지난 2010년 6월 아시아 최초로 첨단 하이브리드 뇌혈관수술센터(Neurosurgery Hybrid Operating Suite)를 오픈했다. 병원은 이곳에 50억원의 자금을 들여 수술실 내 Bi-plane angiography와 MRI, C-arm 등 첨단 장비를 도입했다.
2012년 문을 연 강남세브란스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미래형 첨단 수술실로 조명 받고 있다. 최신 수술 및 조영술 장비 구성은 물론 흉부외과와 영상의학과, 심장내과, 신경외과 등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 시스템으로 운영돼 타 병원과 운영 측면에서 차별성을 띠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은 2013년 4월 동관 3층에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오픈했다. 이 곳에선 중증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를 위한 대동맥판막 스텐트 삽입술을 필두로 고령이나 수술 고위험군 환자들에게 다양한 시술을 제공 중이다.
의료기기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수술에 필요한 솔루션 공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필립스는 공간 효율성과 장비 간 융합을 가능케한 솔루션을 지난 2011년 세종병원 수술실에 공급했다.
실제 전신 혈관을 조영해 실시간 3D 영상을 구현하는 심혈관조영장치 등과 함께 수술용 조명, 수술대 외 각종 설비를 제공해 의료계 주목을 받았다.
티아이메디칼시스템즈도 비슷한 시기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원 '하이브리드 수술실'에 도시바의 혈관조영장비를 보급했다. 사용자 중심의 설계로 시술자의 불편을 크게 줄였고, 위험 상황을 미연에 방지해 환자의 안전을 보장한 것이 특징이다.
한림대 강동성심·분당서울대병원 등도 가세
한림대학교 강동성심병원은 지난 4월 뇌혈관·심장혈관·대동맥·말초혈관 등 인체 모든 혈관 수술을 통합해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오픈했다.
병원은 하이브리드 수술실 활성화를 위해 신경외과·혈관외과·흉부외과·마취과·영상의학과 등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환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혈관센터를 운영할 방침이다.
전신 질환으로 발전하는 혈관 환자의 특성을 고려해 치료 단계 뿐 아니라 진단과 추적 기간 중에도 협력 진료를 도입, 효과를 최대한으로 높일 계획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도 같은 시기에 심장·뇌·혈관 질환을 통합진료하는 심뇌혈관센터를 개설했다. 여기서는 혈관 내부를 치료하는 스텐트삽입술과 외과적 치료인 동맥우회술을 한 공간에서 병행,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하이브리드 치료법을 확대시켰다.
심근경색·협심증을 비롯한 심장질환뿐만 아니라 혈관수술에 스텐트를 삽입할 수 있는 경우 하이브리드 치료가 가능하므로 고령환자나 수술 후 합병증이 예상되는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앞서 분당서울대병원은 지난 3월 심뇌혈관, 대동맥, 말초혈관 등 인체 모든 혈관의 혈관조영수술에 신속 대응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을 개소하고 운영에 들어갔다.
이곳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에서는 중재적 시술과 외과 수술이 모두 가능한 혈관 조영장비와 수술 장비를 구비, 수술과 중재술을 동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올 초 국제성모병원도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곳에선 심장내과·흉부외과·신경외과·혈관외과·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이 협력진료를 하고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상 적어 병원들 손해 감수…의료진 “그래도 필요”
이 같은 열풍에도 불구, 상당수 병원들은 하이브리드 수술실을 갖추는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수술실 설치에 들어가는 높은 비용을 고스란히 병원이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수술실은 일반적인 수술실 면적의 두 배 가량을 확보해야 하고, 수술실 전체를 방사선이 새 나가지 않도록 수십억원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차폐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한 번에 중재시술과 혈관 수술을 받으면 환자에게 유리하지만 아직까지 건강보험에서는 주상병 하나를 제외한 나머지 수술은 절반만 인정하고 있다. 나머지 손해는 병원이 감수하라는 것이다.
동시에 수술하게 되면 비용의 반만 인정해 주는 정부의 건강보험 급여 규정이 환자에게 좋은 수술을 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는 규제 전봇대인 셈이다.
하지만 의료진들은 그 필요성에 더 큰 무게를 두고 있다. 윤치순 국제성모병원 심혈관센터 교수는 “심장혈관, 다리동맥, 복부동맥 조영술 및 스텐트(그물망) 삽입술, 우회 수술 등에 있어 내?외과적 시술과 수술을 한 곳에서 진행, 고위험 고령 환자들의 혈관 질환 치료에도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중재적 시술과 수술의 장점만을 이용할 수 있다”며 “크고 복잡한 심장혈관 수술을 작은 피부 절개만으로 수술할 수 있어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강조했다.
신용삼 서울성모병원 심뇌혈관센터장(신경외과)은 “심혈관·뇌혈관·대동맥 및 말초혈관을 통합관리하는 센터의 개설로 심뇌혈관질환자의 치료효과를 높이고, 진료비는 낮출 수 있게 됐다”고 필요성을 전했다.
이철희 분당서울대병원장도 “새로 개소한 하이브리드 혈관조영수술실에서는 환자에게 더 안전하고 질 높은 서비스가 가능해 앞로 뇌혈관, 심장-대동맥, 말초혈관의 치료 성공률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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