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성 요양병원 화재 이후 정부가 요양병원에 들이댄 잣대들이 실질적인 환자 안전 정책으로 이어지기 힘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조항석 보험이사(연세노블병원 원장)는 병원간호사회가 26일 건국대병원에서 개최한 ‘환자 생명과 안전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조 보험이사는 “정부가 장성 요양병원 방화사건 이후 요양병원이 왜 이런 상황에 처했는지는 근본적인 시스템인 문제는 보지 않고 문책성 규제만 강화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현재 정부는 인증기준 강화, 당직의료인 규정 등 상급종합병원에 적용되는 규제보다 엄격한 잣대를 요양병원에 들이대고 있다”며 “1300개에 이르는 요양병원 의료비 합계가 상급종합병원 1~2곳과 비슷한 수준인데 요양병원이 이를 따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의료기관평가를 의무인증제로 전환시키고, 당직의료인을 자체 규정이 아닌 병원과 같은 환자 200명 당 의사 1명, 간호사 2명을 두도록 한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조 보험이사는 “의료법상 병원 분류체계에서도 요양병원은 정신병원, 재활병원 결핵병원 등에 포함돼 당직의료인 규정 역시 해당 병원의 자체 기준을 따라야 한다”며 “기준 제정 시 기준조정위원회도 이를 받아들여 놓고는 의료인 수를 인증기준에 포함시키는 것은 모순”이라고 말했다.
"의무인증제 도입하면서 정작 요양병원협회 의견 등 전혀 반영 안시켜"
그는 “의무인증제를 도입하면서도 정부는 단 한 차례도 요양병원 인증제와 관련해 시범사업과 공청회는 물론 협회에 의견 개진을 위한 공문 회람을 실시하지 않았다. 실제 2년 간 실시한 의무인증을 돌아봐도 과연 의료기관 질 향상에 기여한 역할이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오히려 요양병원에서는 이를 따르기 위해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이 조 보험이사의 주장이다.
그는 “요양병원이 상급종합병원에는 필요한 규정을 충족시키려고 행정력을 쏟다보니 정작 중요한 ‘환자 간병’ 등의 문제에는 손 댈 여력이 없다”며 “어떻게든 인증을 받으려다 보니 의료진이 환자 옆에 다가가기 보다는 서류작업에 시간을 빼앗기고 이에 따른 스트레스로 간호사 퇴사율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자 안전은 강조하면서 이에 필요한 비용을 병원에만 떠넘기는 정부의 태도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조 보험이사는 “환자 안전과 연계된 수가가 없는 상황에서 규제를 무리하게 따르라는 것은 병원 입장으로서는 환자 진료비에서 비용을 충당하라는 뜻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요양병원의 경우 2008년부터 행위별수가제에서 일당 정액제로 바뀌어 일부 병실차액료 외에는 비급여부분이 거의 없다. 대형병원들은 비급여 부분으로 남는 비용들을 환자안전에 투자할 수 있겠지만 요양병원은 그만한 여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