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의학회들의 국제학회 전환 움직임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소아과가 이 패러다임 변화에 부러움을 보내고 있다.
국제학회로의 전환 필요성은 절감하면서도 정작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한 처지에 부러움을 넘어 자괴감까지 논(論)하는 모습이다.
대한소아과학회 김동수 이사장은 24일 열린 제64차 추계학술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제학회에 대한 동경과 고충을 털어놨다.
학회 위상과 한국 소아과학의 세계화를 위해서는 국제학회로의 격상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작금의 여건을 감안하면 이를 실현시키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진단이다.
김동수 이사장은 국제학회 전환 불가론의 이유로 스폰서 섭외의 어려움과 가용 인력 부재, 분과학회 활성화에 따른 모학회 위축 등 3중고를 꼽았다.
이 중 가장 큰 난제는 ‘돈’이다. 리베이트 정국 이후 학술대회 스폰서 섭외가 어려워지면서 국제학회는 커녕 국내학회도 개최가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 세계소아과학회로부터 아시아소아과학회의 한국 개최를 요청받았지만 거절할 수 밖에 없었다. 비용에 대한 부담감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아시아소아과학회 등 국제 규모의 학술행사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최소 10억원에서 최대 20억원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이를 감당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고 김동수 이사장은 회고했다.
그는 “예년에는 분유회사 등에서 1억원 규모의 지원도 적잖았지만 요즘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됐다”며 “학술대회 개최 여건이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소아과의 경우 다른 진료과에 비해 의약품 사용량이 미미하다보니 제약사들 입장에서는 학회 지원을 달가워 하지 않는다”며 “경제적 논리로는 당연한 일이라고 여기지만 씁쓸하다”고 덧붙였다.
인력 부재 역시 국제학회 전환의 걸림돌이다. 국제학회 전환을 위해서는 임원들이 발벗고 뛰어줘야 하지만 작금의 의료현실은 이를 허락치 않는다.
대부분의 임원들이 각 소속병원에서 진료수입에 대한 압박을 받고 있고, 여기에 연구실적과 학생교육까지 감당해야 하는 업무가 과중해 학회에 쏟을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김동수 이사장은 “학회 차원에서 임원진에게 국제학회 전환을 위한 도움을 요청해도 대부분이 손사레를 친다”며 “국제학회 전환을 추진할 인력이 없다”고 토로했다.
분과학회들의 활성화에 대한 고민도 깊다. 여느 진료과와 마찬가지로 분과학회들이 생겨나고 활성화 되면서 상대적으로 모학회의 규모나 위상이 크게 줄어든게 사실이다.
김 이사장은 “일부 분과학회의 경우 모학회 보다 활성화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작금의 결속력으로는 국제학회 전환은 사실상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