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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표준 없어 의료IT 수출 많이 놓쳐"
안선주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지금부터라도 국제표준 기반 R&D 절실"
[ 2014년 10월 26일 20시 00분 ]

127억 6000만 달러. 국제 표준 적용 의료정보시스템 부재해 지난 2012년 사우디아라비아, 카자흐스탄, 페루 등지에서 창출하지 못하고 실패한 수익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 IT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국제 표준 준수에 소극적이다. 국제적 기술 호환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표준을 시간과 돈을 들여 시스템에 탑재해 보았자 의료기관 간 환자 의료기록 교환이 불가능한 국내에선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국내 병원이 각자 개발한 의료정보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문제는 수출이다. 외국 정부 및 의료기관이 “어떤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 있느냐?”고 물어올 때 우리는 할 말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기술표준원 안선주 국가표준코디네이터[사진]에 따르면 지금도 해외에서 연일 수출 의뢰가 들어오고 있지만 국제 표준 미적용으로 계약을 눈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이다.

 

안선주 코디네이터는 “더 이상 실패를 거듭하지 않고 우리나라가 의료 IT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지금부터라도 국제 표준 기반 R&D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를 만나 의료기술 R&D의 국제표준 연계 필요성과 이를 위한 표준코디네이터 역할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 주]

 

Q. 의료기술 국제표준 적용 왜 중요한가? 구체적 사례는


 
외국 정부 및 의료기관이 수출을 의뢰할 때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국제표준 적용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최근 분당서울대병원·SK텔레콤·이지케어텍이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방위부에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베스트케어 2.0’을 수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국제 표준을 준수했기에 가능했다. 베스트케어 2.0은 HIMSS(미국보건의료정보관리시스템협회) 7단계 인증을 받았는데, 세계에서 이 인증을 획득한 기업이 몇 안 된다. 한국에 까다로운 HIMSS 인증을 받은 기업이 있다고 하니 사우디에서 계약에 적극 나선 것이다.

 

현행 국제표준을 준수하고 부족한 부분을 개선한다면 우리나라 기술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될 수도 있다. 최근 의료정보 국제표준화기구인 ISO/TC215 회의에서 채택된 ‘의료정보모델의 질 평가 매트릭스 표준안’, ‘개발도상국을 위한 모바일 헬스 표준안’, ‘모바일 스마트 정보·의료기기 발전 표준안’ 역시 기존 국제표준을 스크리닝해서 발견한 보완점을 제안해서 채택된 것이다. 우리 기술이 국제 표준으로 인정되면 기술 노하우를 배우러 타국에서 컨설팅 의뢰가 올 것이고, 이는 다시 수출로 연결될 수 있다.

 

Q. 국제표준 연계 중요한데 기업들 왜 소극적인지


기술개발 및 상용화 단계에서 연계해야 하는 국제 표준에 대한 지식, 경험, 기술 상용화를 위한 축적된 노하우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 같은 전문가야 국제표준 절차, 표준 문서 내용이 쉽게 다가오지만 엔지니어 입장에서는 단계 별 표준 획득을 위한 선행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 또한, 표준과 연계해 개발한다 해도 당장 기업들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없다. 국내 의료법 상 의료기관 간 환자 정보 전송이 허용되지 않는다. 쓰지도 못하는 데 굳이 개발할 필요가 있냐는 말이 나온다. 최근 의료법 개정된 사항을 보면 표준 이용해 진료기록부 작성을 하라고 장려하고 있지만 이건 용어 표준에 불과하다.

 

Q. 기업 및 병원의 표준 연계 동기를 고취하기 위해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은


의료법 개정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기는 하지만 당장은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방법은 R&D 단계에서부터 표준 연계를 고려하도록 하고, 상용화 단계에서 반드시 표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이다. 국제 표준 준수 여부를 시스템 품질 평가 기준으로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기업 및 병원에게 인센티브 제공이 필수적이다. 미국과 호주의 경우 ‘표준적용전자의무기록시스템’을 사용하는 의료기관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정책을 펴가며 국제 표준을 장려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07년부터 표준 인증을 받은 진료정보교류시스템 사용 시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 방법론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국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국제 표준 활용을 촉진하기 어렵다.

 

Q. 국가표준코디네이터 역할


표준 연계가 필요한 R&D가 따로 있다. 가령, 상용화 단계의 R&D나, 원천기술 중 잠재적 표준 적용 및 특허 획득하면 시장 가치 창출이 가능한 경우는 표준 연계 R&D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정부나 민간 R&D 기획자들이 어느 단계에서 표준 활용이 필요한 지 알기는 어렵다. 이에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산업·R&D·표준 전문가로서 표준화 연계가 필요한 R&D 과제를 발굴하고 구체적 로드맵을 개발하는 역할을 한다. R&D 기획단계에서 보통 ▲R&D 목적 ▲객관적 결과물 ▲R&D 성과 확산 방법 ▲활용 방법 ▲부가가치 등을 정의하는데 우리는 각 단계별 활용 가능한 국제 표준을 제시하고 준수하도록 돕는 것이다. 또한 ‘범부처 협의체’를 운영해 국가적 R&D의 중복 추진되지 않도록 하고, 투자 효율을 달성할 수 있도록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을 유도하는 것도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이다.


국가표준코디네이터는 국책과제 표준화 연계업무 및 산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국가기술표준원장이 임명한 민간전문가다. 산업, R&D, 표준에서 10년~15년 이상 이상 경험이 있는 전문가가 코디네이터로 임명된다. 현재 ▲스마트그리드 ▲웨러어블스마트기기 ▲차세대컴퓨팅 ▲스마트의료기술 ▲스마트자동차 ▲스마트 SCM ▲차세대 소재 등 7개 분야에서 국가표준코디네이터가 활동하고 있다.   

김성미기자 ksm674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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