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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의료기기 산업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의료진 참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에서도 공동연구를 위한 각종 지원 방안을 마련 중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대한마취약리학회가 최근 의미 있는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업체 관계자 대상으로 생리학 강연 프로그램을 개설한 것이다.
학회 노규정 회장[사진 左]은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생리학 교육의 중요성을 수차례 강조했다.
기술적 메커니즘만 다룰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의료지식을 갖춰야 경쟁력 있는 제품이 개발될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노규정 회장은 “의료기기 개발에 대한 논의가 늘고 있지만, 사실 속내를 들여다보면 의료진이 구체적인 역할을 하는 내용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임상시험의 경우 결과분석 자료 제공에만 그치고 있기 때문에 공동연구의 개념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업계에서 생리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는 전무한 상황이다. 의료진조차 어렵게 접근하고 있는 생리학을 업체 관계자가 온전히 본인 지식으로 만들기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학회는 전 세계 최초로 의료기기 업체 대상 ‘생리학’ 강의록을 발간했다. 마취통증의학과 의료진이 공부하는 생리학 관련 외국 서적을 번역한 뒤 한 권으로 담아냈다. 무려 450페이지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노규정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6개월에 걸쳐 15회 이상 개정과정을 거쳐 탄생한 마취약리학회 역작(力作)이다.
노규정 회장은 “기초의학인 생리학을 조금이라도 의료기기 업계 종사자들이 관심을 갖고, 배울 수 있도록 교재를 만들게 됐다”며 “생리학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우수한 국산 의료기기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의료기기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생리학적 지식이 부족해 상용화에 실패한다면 개인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국가적 손실이라고 볼 수 있다”며 “앞으로 학회는 정기적으로 생리학 강연을 진행해 산업 경쟁력 제고에 앞장설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른 진료과 참여 방안도 고심 중이다. 향후 마취약리학회는 의학회와 의공학회가 공동으로 연구할 수 있는 논의의 장 마련에 적극 나설 예정이다.
노규정 회장은 “예를 들어 피부생리학이 주제로 다뤄질 경우 피부과 전문의를 연자로 초청해 보다 심도 있는 교육이 이뤄질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겠다”며 “의학회, 의공학회의 원활한 소통을 바탕으로 의료진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 개발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전했다.
"의료기기산업, 미래 지향적이지만 투자 대비 ‘산출물’ 턱없이 부족"
박근혜 정부는 2020년 세계 7대 강국을 목표로 의료기기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아직 우리나라 산업이 가야할 길은 멀다는 의견도 새어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노규정 회장은 “의료기기 산업 관련 정부는 어느 정도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며 “문제는 지원액에 비해 산출물이 너무 적다. 아이디어가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연구방향 설정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노규정 회장은 “의학적 수요에 따른 개발이 이뤄질 수 있다면 충분히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며 “생리학을 기반으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된 제품 개발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언급했다.
끝으로 그는 “올해 첫 생리학 강연 프로그램을 개설했으며, 참가자들도 매우 긍정적인 평을 보내고 있다”며 “앞으로 마취약리학회가 개최하는 다양한 학술강연에 의료진,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바란다”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