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결혼 후 7년 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임신에 실패, 2012년 한국을 찾은 러시아 난임 환자 스토니안 라리사(Stonian Larisa. 37)씨는 이듬해 2월 제일병원에서 세 쌍둥이를 출산했다.[사진] 1년이 넘는 치료기간 동안 그녀는 근처에 아파트를 임대해 남편과 거주했다. 고국으로 돌아갈 때 그녀가 구매한 물품은 무려 컨테이너 한 대 분량이었다. 건축업자인 남편은 주 거래처를 중국에서 한국기업으로 바꿨다. 그는 호텔 숙박비로만 3500만원을 지불했다.
국내 의료기관에게 해외환자 유치는 신규 수익 창출을 위한 ‘블루칩’에 비유된다. 라리사씨 사례처럼 지역 경제에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 수도 있다.
이에 정부는 2017년까지 해외환자 50만 명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의료관광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장의 전문가는 보다 통합적인 정부 지원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일병원 국제협력팀 류태희 팀장은 최근 열린 ‘서울 중구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주제발표회’에서 해외환자 유치 경험을 소개하고 의료관광산업의 지속 성장 방안을 제언했다.
현재 세계 의료관광 시장은 ‘총성 없는 전쟁터’에 비유될 수 있을 정도로 무한 경쟁 중이다. 일본 아베 정부는 의료관광을 통해 2020년 1조엔의 수익을 올리겠다는 목표로 내걸고 의료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지정, 지난해 5월 '범부처 의료산업 총괄사령탑'을 신설했다.
"중국 일본 등 범국가 차원서 의료관광 전략 마련"
중국은 2015년 완공 목표로 상하이에 의료특구를 조성 중이며, 이 곳에는 미국 하버드 의대 등 세계 유수 의료기관을 유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 의료관광 국가로 꼽히는 태국과 싱가포르는 진료 수가를 인하해 저가 전략을 구사 중이다.
류태희 팀장은 “이스라엘, 독일, 스위스는 2년 전부터 카자흐스탄 의료관광객의 한국 유입이 늘자 촉각을 곤두세우고 전략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국가적 차원에서 경쟁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 메디신과 같이 정부 주도 하에 보건산업진흥원, 관광공사, 지자체 등이 하나의 목표를 갖고 협업해 해외환자 유치 기반을 마련해 준다면 의료기관이 성과를 내는데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메디신(Singapore Medicine)은 싱가포르관광청, 경제개발위원회, 무역개발국 등 3개 기관이 공동 설립한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복합 에이전시로 해외환자 유치와 국내 의료기관을 통합 관리하고 있다.
신규 투자 촉진, 해외마케팅, 의료관광객 편의서비스 제공 등 의료관광 육성을 위한 체계적 지원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류태희 팀장은 “2009년 의료법 개정으로 외국인 환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되면서 진료 수익이 4.5배 늘고, 환자 수도 2배 증가하는 등의 성과가 있었다”며 “지금의 잔치가 3~4년 안에 끝나지 않고 10년, 20년 지속되려면 정부의 보다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일병원은 지난해 2만3000여 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을 중심으로 여성특화 진료서비스를 앞세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불임파트의 경우 2013년 7875명이 병원을 찾는 등 시험관 아기를 비롯한 불임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외국인 난임 환자가 6~8주 머무는 동안 보통 8000~1만달러를 병원비로 지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