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엘은 불법 영업에 따른 규정 위반을 내세워 노조위원장인 나를 표적수사하고 부도덕하다고 매도한 뒤 무작정 해직을 통보했다. 극단적일지라도 내 결백을 증명할 유일한 항변의 수단은 이것(할복 시도) 뿐이었다."
지난 6일 발생한 노조위원장 할복 사건을 계기로 다국적제약사 바이엘의 노사 갈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바이엘은 영업사원 등에 협박·감금을 통한 강제 퇴직각서를 요구한 사건으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자해 사건의 경우 당사자가 노동조합위원장인 K씨로 밝혀지면서 "바이엘이 회사 규칙 등에 순응하지 않는 직원들을 냉정하게 처벌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자해 사건과 강제 퇴직 논란 모두 바이엘이 구조조정을 감행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것으로, 회사는 자사 이익 추구를 위해 임직원 복지 및 기본권 보장에 소홀한게 아니냐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특히 노조위원장 K씨가 할복 시도 직전 바이엘 노조 전직원에 남긴 편지의 내용이 공개되면서 회사와 노조 간 갈등은 점차 깊어지는 양상이다.
K씨는 편지틀 통해 ▲바이엘이 내외부 규정위반(리베이트 등 불법 영업)을 명분으로 해고를 결정했지만 그런 사실이 없는 점 ▲노조 분열을 위해 사측이 노조위원장인 자신을 표적 수사한 점 ▲2011년 닐스 헤스만 대표 부임 이후 지금까지 수 십, 수 백명에 달하는 직원들에게 권고사직에 따른 해고 조치가 내려진 점 등을 피력했다.
K씨는 "회사 윤리규정 및 내부규정을 어기고 거래처 관리 과정에서 신용카드를 부당하게 쓰는 등 사규를 위반해 어쩔 수 없이 인사조치를 진행했다"는 사측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바이엘은 규정 위반을 이유로 나를 도덕적으로 매도하고 노조를 분열시킨 뒤 일사천리로 징계를 단행했다"며 "헤스만 대표 부임 이래 공정영업을 확립한다는 명분을 내걸어 대규모 징계 및 개별 권고사직이 수 년째 지속됐다"고 강변했다.
실제 닐스 헤스만 대표가 직접 나서 강제 퇴직서 작성을 강요했고, 이에 반발한 영업사원 4명이 헤스만 대표와 사측 직원 4명을 고소ㆍ고발하고, 노동청에 구제신청을 내면서 논란이 회사 밖으로 퍼져나갔다.
당시 해고 영업사원은 "헤스만 대표가 밀실 구석에 우리를 몰아 넣고 사직서에 서명을 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했다"며 "휴대폰 압수 등 인간적 모욕을 동반해 무작정 강제 퇴사를 강요했다"고 호소한 바 있다.
결국 2011년 이래 올해까지 만 4년 째 노사 갈등을 지속된 바이엘로서는 '직원을 배려하는 상생 경영과 거리가 먼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돼 자존심과 체면을 구길 수 밖에 없게 됐다.
또 바이엘 측이 K씨 징계 명분으로 내 걸었던 '규정 위반 불법 영업' 역시 K씨의 자해 시도와 편지 공개로 인해 타당성이 다소 빛을 잃게 돼 향후 회사가 어떻게 노사 갈등을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