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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부터 시행된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개인정보 수집·이용·제공 등이 금지됐다. 의료기관의 경우 진료목적의 정보들은 대부분 환자 동의 없이 수집·이용할 수 있다.
수집된 정보는 진단·검사·치료·수납 등에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금지됐던 진료 예약에 있어 개인정보 사용도 개선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학술 분야에서는 법 시행에 따른 문제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대한 양의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경우 환자식별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서영진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교수(유방·갑상선외과)는 최근 열린 대한암학회 추계심포지엄에서 ‘한국유방암학회의 환자등록 데이터베이스’에 대한 강연을 가졌다.
발표에서 서영진 교수는 “조직학적 진단을 받은 적이 있는 유방암환자를 누적 등록해온 결과 총 등록인원은 12만명을 상회하고 있다”며 유방암환자 데이터베이스를 소개했다.
이 자료는 요청이 있을 경우 배포, 지난 1998년부터 국내 학술지(SCIE)에 10편, 국외학술지(SCIE/SCI) 24편 등 총 34편의 논문이 발표됐다.
서 교수는 “이제는 단일기관 자료만 취합해도 좋은 학술지에 게재될 수 있는 시절은 지나갔다”며 “많은 기관들로부터 최대한 자세히 모아 오랜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면 진정한 의미에서 해당 분야를 대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서영진 교수는 개인정보보호법 시행에 따라 최근 발생한 문제를 지적했다. 좋은 논문을 위해 필수적인 데이터베이스의 내용이 많아질수록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에 따르면 데이터베이스에 구축하는 자료의 경우 당연히 환자의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수집하는 자료에 환자를 식별할 수 있는 자료는 수집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특히 생년 월일을 수집할 수는 있지만 이름까지 같은 경우가 발생하면 곧 문제가 된다.
서 교수는 “자료를 추가로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상시 발생하는 상황에서 이는 심각한 문제”라며 “법률 변화로 통계청 등 모든 정부기관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선 전혀 협조할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에 대해선 쉽지 않겠지만 대한암학회를 중심으로 각 종양을 대표하는 학회들이 정부를 상대로 나서야 한다”고 요구했다.
학술적 목적으로 취급하는 자료는 자료 보관의 안정성에 대한 일정 수준의 정부 기준을 충족하는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소수의 데이터베이스를 보호 및 육성해 줄 필요가 있다는 의미에서다.
서영진 교수는 “보안이 문제가 된다면 데이터베이스 관리 자체를 정부에 위탁하는 방법까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