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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예약 과정에서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전면 금지시킨 개인정보보호법 부작용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병원 특수성을 감안, ‘조건부 허용’이 될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미 보건복지부가 병원계의 고충에 공감해 대안 마련에 들어갔고, 개인정보보호법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 역시 긍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개보법 적용 대상에서 병원을 전격 제외하기 보다 안전장치를 마련한 상태에서 조건부로 허용하는 방식에 무게감이 실리는 모양새다.
안전행정부는 개보법에 따른 환자 불편 초래에 대해 공감을 하면서도 전면적인 예외를 허용할 경우 법령 개정 절차를 밟아야 하는 만큼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때문에 개보법 취지에 부합하는 범위 내에서 일선 병원들의 환자 주민등록번호 수집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이다.
안행부 개인정보보호과 관계자는 “진료예약 과정에서 환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음을 잘 안다”며 “개선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모든 병원에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된 상태에서 제한적 주민번호 수집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법 취지와 환자 편의 모두를 충족시킬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단 안행부는 의료법을 다루는 보건복지부의 의견이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현행 의료법상 진료 목적의 개인정보 수집을 허용하고 있는 만큼 ‘예약’을 진료의 범주에 포함시킬지 여부를 복지부가 결정해 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복지부가 전화나 인터넷을 통한 예약이 진료의 사전단계로 인정한다는 해석을 내리면 이를 토대로 방안을 마련하겠다는게 안행부의 입장이다.
안행부 관계자는 “예약을 진료의 사전단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게 먼저”라며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합리적 논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의 해석이 내려지면 법령 개정 보다는 가이드라인 등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게 될 것”이라며 “복지부의 의지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복지부 역시 개선의 필요성은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 건강권과 개인정보보호의 가치 충돌 사이에서 여전히 고민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를 위해 복지부는 현재 대한병원협회 측에 일선 병원들의 진료예약시스템 개편 현황조사를 의회하는 한편 조만간 환자단체와도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관계자는 “환자 건강권 보호를 위해 건보법 예외 적용이 필요하다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병원계와 환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조만간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정보보호법은 지난 8월 7일 전격 시행에 들어갔지만 병원계의 경우 환자 불편 등 충격파를 최소화 하기 위해 내년 2월 7일까지 6개월 동안 계도기간을 갖기로 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