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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과대학의 임상실습에 관한 문제를 법에 의존해 판단하는 나라는 없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하 의평원) 안덕선 원장[사진]이 지난 11월28일 데일리메디와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안 원장은 고려대 의학 교무부학장, 한국의학교육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안 원장은 장기화되고 있는 ‘서남의대’ 논란에 대해 “부실의대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채 시간낭비만 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고 좌절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2012년 12월 서남대 설립자 이홍하씨가 900억원 이상의 교비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되면서 촉발됐다.
교육부는 교비 횡령, 전임교원 허위 임용, 임상실습학점 이수 기준시간 미충족 의대생에게 학점·학위 부여 등 불법·편법 학교운영을 적발했다.
이후 지난 7월 교육부가 서남학원의 임원취임 승인 관련 소송에서 승소하면서 옛 재단 이사를 몰아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어 교육부는 서남대 의과대학의 실습 전임교원 부족 및 실습교육 예산 편성 미흡 등에 대한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의예과 내년도 입학정원 100% 모집정지처분’을 내렸다.
이에 서남대는 교육부를 상대로 '의예과 100% 모집정지 취소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교육부의 행정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서남의대가 기사회생하게 되면서 ‘부실의대’ 논란은 재점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의평원 Post 2주기 평가인증에서 서남대는 ‘불인증’을 받았다.
안 원장은 “부실의대가 제소해 법의 면죄부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법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외국의 경우, 평가인증기관에서 ‘부실’ 3번이 찍히면 해당 학교의 학생들을 전학시킨다”고 밝혔다.
‘부실의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매커니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그는 “기존의 의과대학 평가 인증 시스템과 법이 잘 맞아 떨어져, ‘하나’가 돼야 하는데, 따로 분리돼있어 부실의대 문제를 바로잡을 만한 명쾌한 해법이 제시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실교육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법의 시스템이 아닌 다른 형태의 매커니즘이 필요하다는 것을 현실이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부실의대 문제 해결 정부 역량 부족에 사회적 준비도 미흡"
이어 정부에 대한 아쉬움도 표했다. 안 원장은 “부실의대 문제를 해결할 만한 정부 역량도 부족하고, 사회적 준비도 제대로 돼 있지 않은 게 근본 문제”라고 정리했다.
또 “교육부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있는지, 또 인사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부실의대에 대해 연속성을 갖고 문제를 꿰뚫어 볼 수 있는 구조인지 의심스럽기도 하다”고 했다.
그는 향후 의평원의 해결 과제로 ‘재정 안정화’와 ‘세계의학교육연맹 기관인증’을 꼽았다.
안 원장은 “우리는 돈 버는 영리기관이 아니다. 대학에서 지급하는 인증평가에 들어가는 돈 일부, 의사협회의 출연금을 통해 운영되는데, 재정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협이 우리에게 주던 비용에서 50% 가까이 삭감했고, 이마저도 제때 들어오지도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내년에는 세계의학교육연맹에 기관인증을 받아 기관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그는 “국내 의사들이 해외로 이동하는 데 문제가 없을 수 있도록 빨리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평원은 올해로 재단 법인 설립 10주년을 맞았으며,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시작한지 15년이 됐다. 특히, 교육부의 의학분야 인증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공신력을 확보하게 됐다. 1998년 국내 최초로 전문학문분야 평가인증 사업을 시작해 현재 Post2주기 의학교육 평가인증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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