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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 지난 1998년 산별노조 체제 이후 첫 위원장 연임 시대를 열었다. 주인공은 '돈보다 생명을'이란 슬로건으로 보건노조의 정체성을 재확립시킨 유지현 위원장이다.
유지현 위원장[사진]이 이끈 지난 3년동안, 보건의료노조는 정부 의료영리화 정책 및 진주의료원 폐업 등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이번 연임으로 그는 2017년 말까지 전체 조합원 4만1056명을 이끌고 가야한다. 지금 그의 고민은 무엇일까.
2일 유 위원장은 “연임 위원장이라서 느끼는 무게감이 더 크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6대 지도부는 1년에 한 번씩 삭발을 강행할 만큼 치열하게 투쟁했지만 상당수 현안이 미결 과제로 남아있다"며 "연임한 만큼 이 문제를 모두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간호사 등 ‘인력 문제’도 강조했다.
유 위원장은 “3교대 사업장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환자가 안전한 병원을 위해서라도 직원이 안전한 병원이 돼야 한다. 인력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노조의 큰 화두”라고 말했다.
과거 노조 파업 소식에 병원이 벌벌 떨던 시절이 있었다. 파업은 곧 병원 마비로 이어졌기에 노조는 교섭에서도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하지만 노동법 개정 이후 필수유지제도가 도입되면서 상황은 많이 변했다.
"환자와 국민적 공감 얻는 파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파업 영향력에 대한 고민은 없느냐는 물음에 그는 “물론 있다. 하지만 환자의 공감, 국민적 지지를 얻는 파업이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3년 노조 파업은 대체로 근로조건에 관한 것이 아닌 의료민영화가 이유였다. 환자나 국민 지지를 얻은 파업이 산별노조 병원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경북 포항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나오고 1986년 고려대 간호학과에 입학한 유 위원장은 고대의료원 간호사였다. 레지던트 2년차가 간호사를 폭행하는 사건은 그가 노조 활동에 뛰어들게 된 계기였다.
그는 "큰 사건이었음에도 징계 수위가 높지 않았다. 당시 노조에서 자의반 타의반 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라며 "그 때는 간호사가 캡을 썼는데, 투쟁 의미로 캡을 벗자고 제안했고, 이게 꽤 효과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유 위원장은 UNI(Union network International) 세계 여성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그는 곧 UNI 글로벌 유니온의 세계 총회에 참석하고자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으로 떠난다.
이번 총회에는 룰라 브라질 대통령, 타냐 하로논 전 핀란드 대통령, 가이라이더 ILO사무총장, 샤론버로우 국제노총 사무총장 등도 연사로 참석한다.
정계 진출을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목표를 두고 일을 하는 타입이 아니다. 여전히 답은 현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근거는 다 현장에서 나온다”며 부인했다.
유 위원장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의료시스템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저보험, 저수가, 저보장성 등 ‘3저(低) 체계’를 ‘3적정 쳬계’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적절하게 보장해주고, 적절하게 내고, 적정 수가가 메겨진다면 의사들이 돈벌이를 위해 내몰리거나 병원이 부대사업을 안 해도 된다. 민간보험에 대한 부담도 없어진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