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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대 열 건보공단·심평원 의사 수장
대내외적 난제·현안 수두룩…우려와 기대 속 해법은 ‘상생’
[ 2014년 12월 29일 00시 00분 ]

2015년 보건의료계는 건강보험 보장성강화정책에 따른 급여체계 확립, 경영환경 변화에 발맞춘 수가체계 전면개편 등 굵직한 사안들이 예고돼 있다.


더구나 이를 실질적으로 조율하고 실행해야할 건강보험 양대 기관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시 원주시 본부 이전과 이로 인한 직원 불만, 청구‘심사권을 둘러싼 갈등 등 해결해야할 내·외적 난제들에 직면해있다.


그 때문인지 보건의료계는 지난 12월 1일 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된 성상철 이사장이나 앞서 2월 5일 심평원을 맡은 손명세 원장의 출신과 배경, 가치관에 대한 우려와 기대를 드러내며 이들의 행보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의사 수장들은 과연 의료계 '편애 or 압박'


성상철 공단 이사장은 정형외과 전문의이자 분당서울대병원과 서울대병원장에 이어 대한병원협회를 이끌었던 의료계 대표인사다.


손명세 심평원장 또한 보건복지부를 넘어 세계보건기구, 유네스코 국제생명윤리심의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는 인물이다.


더구나 이처럼 영향력 있는 의료계 출신 수장이 어깨를 나란히 한 적은 처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06년 치과의사 출신인 이재용 원장과 보건학 교수 출신인 김창엽 교수가 각각 공단 이사장과 심평원장에 임명되며 함께 활동한 적이 있지만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이 前 이사장과 대외적 활동이 적었던 김 前 원장을 현 수장들과 같은 선상에 올려놓는 이들은 거의 없다.


이에 우려감은 더욱 컸고 공단 노조는 보건의료단체연합 등과 연계해 천막농성과 임명반대 시위에 이어 공단 노조 탄생 이래 첫 출근저지 활동을 벌이기도 했다.


심평원 노조 역시 손 원장 임명당시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며 갈등국면을 연출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이들의 인사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양 기관장에 대한 노조 판단은 결국 보건의료정책과 제도 등이 친 의료적 방향성을 띠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에서 비롯됐다. 의료계와 직접적 연관성을 갖고 가치관과 생각이 편향적 환경에서 형성된 인사들이 보험료 징수부터 청구, 심사, 시장통제 등을 관장할 경우 발생할 폐단을 걱정해서다.


이와 같은 우려에 손 원장은 “의사출신으로 일선 의사들이 제대로 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대화와 소통을 바탕으로 의료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급여·심사기준을 명확히 하고 정책과 제도가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열린 자세로 원장의 소임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 이사장도 취임사를 비롯해 기회가 있을 때 마다 “보험자인 공단의 수장으로서 역할과 임무에 충실할 것”이라며 치우치지 않을 것임을 공언했다. 최근 기자와의 만남에서도 그는 “욕이나 공격도 많이 받겠지만 각오하고 있다. 청탁 등에 호락호락하지 않다”면서 “원장 시절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의료계가 수혜는 커녕 긴장하고 있을 것”이라며 객관적 입장을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이들이 나서서 단호한 의지를 표명해선지 우려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심평원장으로 부임한지 10개월여가 지난 손 원장의 행보는 발전적 방향으로의 시스템 구축과 상호 협력 강화로 흐르고 있고, 평가도 긍정적이다.


성 이사장에 대한 인식도 조금씩 바뀌는 모양새다. 공단 노조는 지난 12월 16일 이사장과의 면담을 통해 중립성과 공공성을 담보받고 천막을 철수했다. 시민사회단체나 의료계 관계자들도 “의사출신이기에 주변에서의 시선과 인식에 더 신경 쓸 것”이라며 “의료계가 오히려 압박을 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 했다.

 

당면 최대 공통 과제 ⇒ 성공적 원주 이전


두 기관장이 공통적으로 직면한 큰 사안 중 하나는 단연 본부 지방이전이다. 보건의료계를 쥐락펴락하며 우리나라 의료계 전반의 시스템을 관장하는 두 기관 모두 1년 후엔 서울이 아닌 원주에 둥지를 틀어야한다.


공단 또한 1192명이 상주할 27층 건물의 4층까지 완비하는 등 공정율이 28%를 넘어 내년 12월 본부이전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본부사옥 매각 금액도 1137억7000만원으로 결정해 매각공고를 내는 등 순조롭다.

 

심평원 지방이전추진단에 따르면 강원도 원주에 짓고 있는 신사옥은 현재 공정이 30%가량 됐다. 27층 높이에 1088명이 상주할 건물은 현재 14층까지 올라갔다. 이대로라면 내년 11월 예정된 이전계획에 별다른 이상은 없을 전망이다.


이처럼 계획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행보에도 불구하고 기관 직원들의 이전에 대한 부담은 점점 커지고 있다. 편의·생활시설의 부족부터 사택 등 지원도 턱없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현재 공단은 혁신도시 내 아파트 104채를, 심평원은 95채를 각각 계약해 4년간 1채당 3명씩을 배정할 계획이다. 문제는 사택 제공의 기간이 한정돼 있는데다 예산에 따라 직원 총 수의 최대 40%까지 제공할 수 있는 사택 모두를 확보하기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더구나 사택을 배정받아도 직장상사나 동료가 함께 생활함으로써 개인생활공간이 줄어들어 생활이 피폐해 지거나 업무효율성을 낮추는 등 부정적 영향도 우려되고 있다. 이주 직원들 역시 이사비용 실비지원 등의 혜택 외에는 별다른 보상안 없이 생활·문화적 차이를 감수해야한다.


이 같은 현상은 심평원이 더욱 심각하다. 공단이 3~4년 후 여타지역 등으로 순환근무하는 것과는 달리 직원 대다수가 한 지역본부 혹은 본원에서 별도의 이동이 없으며 구성원조차 75%가량이 여성이고 간호사 등 전문직 비중도 매우 높아 문제가 여타 기관들보다 심각하다.


하지만 정부가 기관 특수성 등에 대해 인정하고 예외를 두는 등 배려하는 분위기가 없어 어려움이 해소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길어지는 이동거리와 잦은 출장, 현장과의 접근성 하락, 직원 이탈 등의 사안은 두 기관장이 풀어야할 숙제로 주어져있다.

 

대대적 조직개편 예고 심평원… 시동 거는 공단

지방이전에 발맞춰 손명세 원장은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대대적인 구조개편을 예고했다.


지난 12일 열린 2014년 미래전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손 원장은 “의료 질에 기반한 보건의료서비스 구매·관리기관으로서 심평원이 걸어가야 할 길을 설계해야 한다”면서 미래발전계획 ‘HIRA-UPward 마스터플랜’을 포함한 2015~2019년 중기경영목표를 공유했다.


손 원장이 언급한‘HIRA-UPward 마스터플랜’은 지난 8월 향후 3년간을 결정할 심평원의 미래발전계획이다. 여기에는 ▲기능 및 역할 강화 ▲시스템 고도화 및 전문성 강화 ▲조직 내 콘트롤타워 체계 구축 ▲조직-개인 간 소통강화 및 균형발전 환경 조성 등의 방향성이 제시돼있다.


최근에는 원주 이전 후 효율적인 조직운영과 보장성 강화정책 이행을 위해 충원된 인력을 포함해 2실 9부를 추가하는 등 심평원 의 전반적인 구조개편을 논의하고 있다.


급여기준 일괄정비, 전산심사 확대 적용 및 최적화, 고객센터 업무강화 등도 함께 추진 중이다.


의료계 및 업계 등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심사·평가에 대한 수용도를 높이기 위한 전략도 논의하고 있다. 먼저 심사·평가의 최고 심의기구인 진료심사평가위원회의 50명 상근위원 중 위원장을 포함해 27명에 대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심의의결 과정과 구성비도 바뀔 예정이다.


이와 관련 손 원장은 “세계를 선도할 미래상을 준비하고 있다”면서 “이제 외국에 배우러 나가던 시기가 지나고 한 수 가르쳐주고 도움을 주는 새 시대가 왔다. 소통과 효율화, 전문성을 극대화할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자신감과 포부를 내비쳤다.


반면 건설공단 성상철 이사장은 현재 ‘공부 중’이다. 그는 “최근 개최하고 있는 각종 토론회 등 논의 장을 마련하고 최대한 참석하며 알아가고 있다”면서 “3년 임기를 90세로 봤을 때 아직 3살배기다. 국민의료서비스의 발전과 건강보험의 미래를 위해 많이 배우고 공부하겠다”고 의지를 피력했다.


이처럼 양 기관 수장들이 장밋빛 미래를 설계하며 발전을 위한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더구나 원주시대가 열리면 직선거리로 1㎞도 떨어지지 않아 물리적 거리는 상당히 가까워진다. 하지만 물리적 거리만큼 심리적 거리가 가까워질지는 의문이다.


최근만 해도 손 원장이 언급한 심평원의 보건의료 구매자 역량 강화 발언에 성 이사장은 “진정한 구매자는 공단이며 심평원은 대행자에 불과하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앞서는 청구권 이관에 대한 공단의 주장에 심평원이 ‘입법적 오류’를 거론하며 “보험자는 정부”라는 주장을 펴 논쟁을 벌인 바도 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거론된 원활한 정보교류를 통한 문제해결제안은 공단 직원들의 뿌리 깊은 보험자 의식과 하청(?)기관 심평원으로의 권한 쏠림에 대한 피해의식은 전문가 집단이라는 의식이 자리 잡은 심평원 소속 직원들과의 마찰을 누그러뜨리기엔 부족했다.


심지어 최근까지도 공식적인 자리에서 공단 소속 변호사가 심평원의 ‘국가보험자론’에 대응해 전산심사를 두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청구권 공단도 충분히 할 수 청구를 받아 심평원에 자료를 넘겨줄 수 있으며 사전·사후 조치를 취할 여유도 생겨 일거양득”이란 주장을 펴 청구권을 둘러싼 날선 대립은 앞으로도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손 원장과 성 이사장 모두 의료계 인사로 각자의 직위에 오르기 이전부터 안면을 익혀온 만큼 이전과는 다른 발전적 소통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긍정적 견해가 피력되기도 한다.

 

이에 두 기관의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견제와 대립이 기관장들의 배경과 원주이전이라는 환경적 변화에 힘입어 상생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송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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