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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 폐암 원인이지만 직접적 원인은 아냐?
담배소송 3차변론, 건보공단 통계 맹점 vs 담배사 원죄 '팽팽'
[ 2015년 01월 16일 11시 35분 ]

537억원 담배 위해성을 둘러싼 총칼 없는 전쟁의 3막이 마무리됐다. 담배와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한 법적 판단은 개별적 폐암환자에 대한 담배의 구체적 영향을 규명해야할 4차전으로 이어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2부(부장판사 박형준)은 16일 오후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를 주제로 3차 변론을 진행했다. 변론의 쟁점은 흡연이 폐암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역학적 인과관계를 손해배상청구소송의 입증 근거로 인정할 수 있을 것인지 여부였다.

 

원고인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피고인 KT&G, 필립모리스코리아, BAT코리아(제조사 포함)는 이를 두고 서로 간의 약점을 물고 늘어지거나 논점을 흐리는 등 현란한 기술을 활용해 3시간여동안 설전(舌戰)을 치렀다.

 

공단은 역학연구와 빅데이터 등을 토대로 담배의 유해성과 폐암과의 연관성, 담배소송 제기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공단 변호인은 "소세포암과 편편세포암은 비흡연자에 비해 흡연자에게 10~40배 가까이 많이 발생한다"면서 "생체실험 등을 할 수 없기에 이와 같은 역학적 인과관계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흡연과 폐암의 인과관계에 대해 의문을 갖는 것은 현대 과학의 지식체계를 부정하고 모독하는 것"이라며 "만약 이를 부인한다면 부인하는 쪽에서 환자의 질병에 다른 원인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해야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담배회사들은 공단이 제기한 제조물과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에 따른 손해배상을 개인적 사안으로 몰고 가려는 움직임을 계속해서 보였다.

 

실제 공단이 제시한 근거를 '현상의 포괄적 설명과 경향'이라는 통계적 한계점으로 치부하며 폐암으로 진료를 받은 당사자들의 흡연력과 유전력 등을 제시하라고 공단을 강하게 압박했다.

 

담배회사 변호인들은 "빅데이터를 그리 신뢰할 수 있는가. 학술적 연구의 타당성을 확인하는 자리가 아니다. 추가적이고 구체적인 자료를 제시하라"고 강조했다.

 

이어 "담배 위해성과 일반적 인과관계는 인정한다. 담뱃갑에도 적혀있듯이 부정한 적 없다"면서도 "같은 담배를 동일한 기간 및 동일한 양을 피워도 폐암에 걸리는 사람이 있고 안 걸리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폐암은 흡연 이 외의 인자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받아쳤다.

 

즉, 손해배상소송을 위한 개별적 사안에 대한 입증은 결국 직접적 인과관계를 증명해야하는 것이며 통계와 경향을 중심으로 예방이나 정책적 합의 등을 도출하기위해 활용하는 역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직접적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는 반론이다.

 

이와 관련 공단은 "충분한 자료 검토와 연구보고서 등을 통해 질환 및 흡연력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개인별로 흡연력 등을 확인해 4차 변론에서 이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역으로 피고들의 면밀한 검토와 직접 인과관계 부정을 입증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이에 재판부는 공단과 담배회사의 의견을 받아들여 3차 변론의 주제인 폐암과 흡연의 인과관계 중 개별적 인과관계의 증명을 위한 변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편 이날 변론에서 담배회사들은 "사법부 앞에선 국가마저 일개 당사자에 불과한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입증방식에 반하거나 회피하려하지 말라. 담배회사가 담배를 제조・판매하는 것이 잘못된 것인가. 공단에게 무슨 잘못을 했나. 치료비는 안 줘야할 돈을 준 것인가"라며 직접청구의 주체 선정 문제를 묻는 강하게 반격했다.

 

하지만 공단은 소송자격과 청구 주체 선정에 문제될 것이 없다며 소송을 통해 담배 위해성을 인정받고 진료비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아 앞으로 공방은 더욱 가열될 양상이다.

 

더구나 이날 변론에는 지난 12월 임명된 성상철 신임 이사장이 참석해 김종대 전 이사장의 뒤를 이어 담배소송을 강하게 추진해나갈 뜻을 천명하고 의료인으로서 담배 위해성에 대한 우려와 소송 의미를 피력하기도 해 담배소송에 대한 공단의 의지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오준엽기자 oz@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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